경기도 일대에 대한 경제 시찰에 나섰던 북한 고위급 방남단이 16일 환송 만찬을 끝으로 사실상 3박 4일의 방남 일정을 마무리했다.
경기도와 북측은 이날 오후 고양시 엠블 호텔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를 마친 뒤 엠블 호텔에서 곧바로 만찬을 이어갔다.
지난 14일부터 모든 일정을 함께한 양측은 이날 환송 만찬을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했다.
북측 방남단의 단장 격인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화영 평화부지사 등 남북의 주요 인사가 모두 만찬에 참석했다.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같은 당 김현 제3사무부총장, 최승호 MBC 사장, 명진 스님, 가수 송대관 등 초청 인사들도 자리를 함께했다.
만찬 후 기자들과 만난 이화영 부지사는 “북측에서 옥류관 유치 문제를 ‘끝장내자(빨리하자)’라고 했다”라며 “북측에서 아주 적극적으로 나왔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김한정 의원은 “리 부위원장과 오늘 특별한 이야기를 나눈 것은 아니지만 18년 전에 첫 평양 정상회담 때 제 옆자리에 앉았던 인연이 있다”라고 소개했다.
김 의원은 “그때를 기억을 하시는 것 같았다. 아직 정정하시다”라며 “앞으로도 많이 교류하자는 이야기를 했다”라고 전했다.
김현 제3사무부총장은 “개인적으로 지난 10월 평양에서 열린 10·4 공동선언 행사에 갔다가 모친상을 당해 급히 복귀한 적이 있다”라며 “그때 북측이 바로 귀환할 수 있게 해 줘서 감사했다는 말을 리 부위원장에 전했다”라고 말했다.
북측 대표단은 지난 14일 밤 남측에 들어온 뒤 15일 판교 테크노밸리와 스타트업캠퍼스, 화성 농업기술원 시찰과 만찬까지 소화하는 강행군을 소화했다.
경기도가 개발하는 자율주행차 시승 등 주목받은 이벤트도 가졌다.
이날 오전에는 당초 예정에 없던 옥류관 남측 지점 후보 부지를 둘러보기도 했다. 고양시가 유치를 희망하는 킨텍스 인근인 한류월드도시개발구역을 둘러본 것이다.
북측 대표단은 이재준 고양시장의 설명을 들으며 버스를 타고 25분여 만에 부지를 둘러보는 ‘기습’ 시찰을 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날 오후에는 이번 방남의 공식 목적이었던 ‘아시아·태평양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에 참석했다. 리 부위원장은 일제강점기 시절 조선인 문제를 다룬 이번 행사에서 답사를 통해 일본에 대해 ‘전범국가’, ‘세계 최대의 납치국’, ‘야만국가’ 등의 표현을 써가며 강도 높게 비난하기도 했다.
리 부위원장의 방남을 계기로 경기도와 북측과의 경제 협력 행보 강화가 예상된다.
경기도는 북한과 농업, 산림, 보건의료, 체육, 관광 등 전 분야에서 남북교류 협력해나가기로 했다. 리 부위원장이 직접 이재명 지사의 방북 초청 의사를 ‘수차례’ 전달했다는 것이 경기도 측의 설명이다.
관건은 대북 제재국면의 완화다. 경기도와 북측 역시 제재 완화가 구체적 논의의 필요조건이라는데 공감대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 방남단은 17일 오전 10시 김포공항을 통해 중국 선양으로 출경 한다. 선양에서 고려항공을 통해 평양으로 복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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