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내년 봄에 예정된 한미연합 야외기동훈련 ‘독수리훈련(FE·Foal Eagle)’ 규모 축소를 검토한다고 밝힌 것은 북한 비핵화 진전을 위한 한미 정부의 외교적 노력을 뒷받침하기 위한 군사적인 노력으로 평가된다.
우리 국방부는 한미간 관련된 논의가 검토되고 있으며 독수리훈련을 포함해 내년 연합군사훈련 재개 등에 대한 조율된 결정을 이달 중 내릴 예정이다.
CNN에 따르면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방부에서 취재진과 만나 내년 봄 독수리훈련은 북한과의 외교적 노력을 저해하지 않기 위해 범위를 축소, ‘어느 정도 재정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독수리훈련은 실제 병력과 장비가 움직이는 야외기동훈련(FTX)이다. 최근 연합기동훈련, 해상전투단훈련, 연합상륙훈련, 연합공격편대군훈련 등 연합작전과 후방지역 방호작전 능력을 배양하는 훈련으로 범위가 확대됐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훈련에 대해 ‘도발적이고 비용이 많이 든다’며 “미국과 한국의 전쟁 게임에 엄청난 돈을 쓸 필요가 없다”고 말하며 불만을 토로했는데 매티스 장관의 발언은 이런 원칙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정상회담 이후 미국은 북한과의 긴장 완화를 위해 을지프리덤가디언(UFG) 등 대규모 군사 훈련을 여러 차례 중단했으며, 양국은 현재 소규모 군사 훈련을 하는 상황이다.
을지프리덤가디언(UFG)과 2개의 한미 해병대연합훈련(KMEP·케이맵), 그리고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가 유예 또는 취소됐다.
그러나 이달 초 계획됐던 북미 고위급회담이 북한의 갑작스러운 취소 통보로 연기 되는 등 북미 비핵화 협상이 다시 교착 국면에 들어가면서 일각에선 내년 봄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이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는 등 다양한 얘기가 점차 새어 나오고 있지만 국방부는 아직 어떠한 결론도 내리지 않았고 내년 전체적인 연합훈련 방향에 대해 협의가 진행 중이라는 입장이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22일 정례브리핑에서 내년 연합훈련 방향 발표시기에 대해 “(제 50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회의 이후) 정경두 국방장관께서 12월1일이라고 말씀하셨고 거기에 맞추긴 하겠지만 일단 시기의 조정은 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매티스 장관의 발언대로 훈련이 축소된 채 진행된다면 군사분계선 일대 포사격 훈련 및 연대급 이상 야외기동 훈련이 중지하기로 한 남북 군사분야 합의를 침범하지 않는 선에서 후방 지역에서 규모와 횟수를 줄여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이 강하게 거부 반응을 보이는 B-1B 전략폭격기나 핵 추진 항공모함과 전략핵잠수함 등의 전략무기가 훈련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미 해군과 해병대의 대규모 상륙훈련도 실시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올해 초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 달가량 미뤄져 지난 4월에 실시된 독수리훈련과 키리졸브(KR)연습 때도 미국 전략무기는 동원되지 않았다. 대신 독수리훈련 일환으로 상륙훈련인 쌍룡훈련은 시행했다.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은 “북한의 비핵화가 가시적인 성과가 없는 상황에서 미국이 연합훈련을 당장 취소하기보다 상호 신뢰 구축 단계에서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축소 조정해 진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KR은 한반도 전면전에 대비한 연합방위태세 점검과 전쟁 수행절차 숙달에 중점을 두고 있는 지휘소연습(FTX)으로, 컴퓨터 시뮬레이션에 의한 모의 워게임(war game)이 주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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