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신문 “美, 핵문제 풀려도 인권문제 물고 늘어질 것”

  • 뉴스1
  • 입력 2018년 11월 26일 08시 59분


‘협상 난항’ 시사하며 대미 불만 표출…톤 조절 의도도 엿보여
“우리와 미국의 정치군사적 역학관계 근본적으로 달라져” 주장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6일 “이제는 우리와 미국의 정치군사적 역학관계가 근본적으로 달라졌다”라고 주장하며 대미 불만을 표출했다.(노동신문)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6일 “이제는 우리와 미국의 정치군사적 역학관계가 근본적으로 달라졌다”라고 주장하며 대미 불만을 표출했다.(노동신문)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6일 “이제는 우리와 미국의 정치군사적 역학관계가 근본적으로 달라졌다”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이날 ‘인권 타령에 비낀(비친) 미국의 추악한 속내를 해부한다’라는 제목의 장문의 기사를 통해 “이제 미국이 손짓하면 ‘지록위마’라는 성구가 그대로 통용되던 어제가 아니다”라며 이 같이 말했다.

신문은 이날 현지시간으로 지난 15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북한의 인권침해 중단과 개선을 촉구하는 결의안이 회원국의 표결 없이 컨센서스(전원동의)로 통과된 것을 겨냥해 대미 비난전을 펼쳤다.

신문은 “미국은 핵문제가 조미관계 개선의 걸림돌인 것처럼 운운하지만 그것이 풀려도 인권 문제를 물고 늘어질 것”이라며 “연이어 새로운 부대조건들을 내들며(내밀며) 우리 체제를 저들의 요구대로 바꿀 것을 강박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은 더 이상 부질없이 놀아대지 말고 달라진 우리 공화국의 전략적 지위와 변천된 대세의 흐름을 똑바로 보고 분별 있게 행동해야 한다”라며 “이것이 암울한 내일을 피하기 위한 출로(출구)이다”라고 덧붙였다.

신문은 또 북한인권결의안의 채택을 “미국의 터무니없는 광대극”으로 규정하며 “이는 우리 공화국의 영상을 흐리게 해 저들의 제재 압박 책동을 합리화하고 조미(북미) 협상에서 우리의 양보를 받아내며 나아가서 반공화국 체제 전복 흉계를 실현하려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날 신문이 대미 비난 및 견제 논조를 보인 것은 지난 20일 비핵화와 남북 협력의 포괄적 논의를 위한 한미 워킹그룹 출범 이후 약 일주일 만이다.

신문이 이날 “미국은 핵문제가 풀려도 인권문제를 물고 늘어질 것”이라거나 “연이어 새로운 부대조건을 내밀 것”이라고 주장한 것은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 서로 간의 협상 카드가 맞지 않고 있음을 시사하는 부분이다.

이달 말로 예상된 북미 고위급 회담이 북측의 무응답으로 일정 조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 시점과 동일한 시점에 이 같은 논조의 기사가 나온 것 역시 주목할 부분이다.

다만 한미 워킹그룹 출범 전에 이뤄진 유엔의 북한인권결의안 채택을 언급하며 비난을 가한 것은 북한이 일면 대미 비난에 ‘톤 조절’을 한 것이라는 해석을 나오게 한다. 워킹그룹을 통해 남북 협력 사업에 ‘숨통’이 트인 것을 감안한 조치로 보인다.

신문은 이날 기사에서 우리 측에 대한 비난은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신문은 이날 “미국에 아부 굴종하는 나라와 세력들도 정의를 위한 한 조각의 양심이나 냉철한 지성이 있다면 ‘인권 옹호’의 간판 밑에 자행되는 시대착오적인 대조선(북) 압박 광대극에 가담하지 말고 제정신으로 살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북한은 당초 인권결의안 채택을 앞두고는 우리 측을 특정해 비난을 가한 바 있으나 이날 기사에서는 ‘아부 굴종하는 나라와 세력’으로만 언급해 비난을 가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