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점 예산 속속 ‘소소위’行…밀실 심사 불가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예산안 등 조정소위원회가 주말도 잊은 채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밤샘 ‘벼락치기’ 심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법정 시한인 내달 2일 내 마무리는 불투명해 보인다.
소위 구성 자체가 늦어진데다가 사상 최대 규모인 470.5조원에 달하는 예산안 심사를 진행하는 탓도 있지만, 남북관계 및 일자리, 복지예산 등 주요 쟁점 법안마다 여야가 충돌하면서 파행이 거듭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2일부터 시작된 예결소위는 첫 회의부터 여야 치열한 기싸움이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자유한국당 김성태·바른미래당 김관영 등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들도 찾아와 격려와 함께 조속한 예산심사를 당부했지만. 원안 사수를 목표로 내건 여당과 대폭 삭감에 나선 야당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긴장감마저 감돌았다.
결국 예산소위는 회의 활동 개시 이틀 만에 첫 파행을 맞이했다. 23일 회의에서 여야가 정부 예산의 4조원 세임 결손 문제를 두고 충돌했기 때문이다.
예결소위의 예산 심사는 토요일인 24일에도 이어졌다. 이날은 심재철 한국당 의원실에 의해 재정정보시스템이 뚫린 기획재정부의 성과급 감액 문제를 놓고 여야가 강하게 맞붙었다.
‘남북협력기금’의 일부 사업내용 공개 여부를 두고서는 한국당 의원들이 ‘통일부의 한국당 패싱’을 문제 삼으면서 통일부 예산 심사 전체를 보류하고 차후 다시 논의하기로 하기도 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예산심사 도중에는 서로 책상을 치며 ‘네가 뭔데’, ‘몇 년생이야’ 등 고성의 고성과 막말을 주고받으며 감정싸움도 벌였다.
25일 회의에서는 양성평등 한부모 가족 복지 시설에 대한 내년도 중앙정부의 예산지원 61억3800만원을 놓고, 감액해야 한다는 야당과 원안대로 해야 한다는 여당이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김용진 기재부 제2차관은 “실제 저희 직원들이 미혼모 시설을 방문했더니, 공통적인 현상이 한부모 시설에 있던 아이가 나중에 보면 고아원으로 간다”고 울먹였고, 박찬대 민주당 의원도 “이 부분에 대한 예산을 삭감해야 한다는 것은 비정해 보인다”고 거들었다.
그러자 송언석 한국당 의원은 “비정하다고 표현하는 것은 굉장히 잘못된 표현”이라며 박 의원의 해당 발언의 취소를 요청하기도 했다.
그러는 동안 남북협력사업 예산과 단기 청년 인턴십 사업 예산,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예산 등 쟁점 예산 상당수가 심사 보류되면서, 여야 간사들이 참여하는 협의체인 ‘소소위’로 넘겨졌다.
아직은 여야 모두 법정시한 내 심사 마무리를 자신하고 있지만, 소소위에서도 서로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며 심사가 지연될 경우 올해도 ‘지각 처리’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한편, 예산소위는 2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대한 예산 심사를 진행했다. 여야는 이날 회의에서 ‘북한에 쌀을 퍼줘 쌀값이 올랐다’는 소문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한 창고별 쌀 비축량 자료 제출 여부 및 농촌 유휴시설 활용 창립 지원 예산 등을 두고 맞섰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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