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당헌·당규개정위원회가 내달부터 논의를 본격화한다. 특히 당내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는 지도체제 역시 논의 테이블에 오르면서 전당대회에 앞서 어떤 결론이 도출될지 관심이 쏠린다.
한국당은 현재 단일성 집단지도체제를 채택하고 있다. 2016년 20대 총선 패배를 계기로 당 권한을 강화한 현 체제를 도입, 유지하고 있다. 단일성 집단지도체제에서는 당 대표와 최고위원이 분리 선출된다.
이와 관련해 당내에서는 순수 집단지도체제로의 복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구분하지 않고 투표를 해 득표순에 따라 당 대표와 최고위원에 당선되는 방식이다. 앞서 비대위 산하 정당개혁위원회가 지난달 공개한 당원 설문조사에서는 64%가 집단지도체제로의 복원을 지지한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하지만 당내 의견 차이는 여전하다. 당 일각에서는 집단지도체제의 경우 특정 계파들의 대리전 양상이 될 수 있고, 이에 따른 의사 결정 지연 등을 우려한다. 반면 단일성 집단지도체제의 경우 독단적 당 운영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이 때문에 집단지도체제로 하되 특정 분야의 경우 당 대표에게 권한을 맡기는 절충안도 거론된다.
지도체제와 관련해서는 당권주자들 사이에서도 입장이 엇갈리는 만큼 당 차원에서도 신중한 입장이다. 한국당 김용태 사무총장은 26일 오전 비상대책회의에서 “비대위에서는 새로운 노선과 가치, 인적 혁신에 방점을 찍고 있기 때문에 룰에 대해서는 가급적 손대지 않을 방침”이라면서도 “다만 당내 광범위한 의견 수렴은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 당헌·당규개정위는 12월 첫 주를 시작으로 약 한달 동안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를 통해 만들어진 개정안은 전국위원회 의결 등을 거쳐 확정된다. 개정안 확정 전 지도체제에 대한 당내 목소리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초·재선 의원 모임인 ‘통합과 전진’의 28일 회의에서도 관련 논의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모임의 간사인 민경욱 의원은 “지도체제에 대해서 빨리 확정을 하라는 의견 표현은 있었는데, 내부에서 어떤 방식이 좋다든지 등에 대해서는 정해진 바가 없다. 논의를 더 해봐야 한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지도체제를 두고 공방에 가까운 논의가 이어질 경우 당 안팎의 피로감이 커질 거라는 우려도 있다. 당 밖에서 볼 때 무의미한 정쟁을 반복하는 것처럼 비춰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야권의 한 관계자는 “지도체제 성격보다는 그 지도체제를 통해 한국당이 앞으로 나아가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