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의 자진 탈당이 공개적으로 표출되는 등 ‘혜경궁 김씨’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친문(친문재인) 진영이 이 지사를 향한 공세 수위를 높이면서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이 지사에 대한 조치 여부를 놓고 의견이 난무하고 있다.
이철희 의원은 26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개인 의견일 일뿐”이라면서도 “다른 의원들처럼 나갔다가 다시 들어오는 것이 옳다”고 했다. 이 의원은 전날 한 종편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 지사가 억울해도 지금쯤이면 자진 탈당하는 게 맞다”고 했다.
그는 “‘명예를 회복해 다시 돌아오겠다’고 하는 게 맞지 정치세력 간 다툼으로 만들면 팩트는 사라지고 이전투구가 된다”면서 “이 지사가 친문·비문 갈드 구조 프레임을 일부러 쓰는 것 같다. 본인이 억울하고 절박하면 그럴 수 있겠다 싶지만 결국은 진실과 거짓의 싸움이다”고 말했다.
트위터 계정 ‘혜경궁 김씨’의 주인이 이 지사의 부인 김혜경 씨라는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온 뒤 당내에서 이 지사에 대한 탈당 언급이 공식적으로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지사는 지난 대선 기간 야당의 공세 소재였던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의 특혜 채용 의혹을 언급하면서 친문 진영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그는 전날 검찰 출석 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트위터 글이 죄가 되지 않음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먼저 특혜 채용 의혹이 허위임을 법적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썼다.
당내에서는 이 지사가 준용씨의 특혜 채용 의혹을 언급한 것을 두고 부정적인 목소리가 속출했다. ‘검찰 기소와 사법당국의 판단을 기다려보겠다’는 당초 입장과 다소 달라진 반응이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그 일은 2012년 맨 처음에 제기돼서 5년 동안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이 울궈먹은 소재”라며 “결과적으로 아무 문제 없는 것으로 판명됐고 이명박 정부에서 감사를 통해 당시 아무 문제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정치적인 나쁜 의도에서 시작된 걸로 규정했고 실제로 지난 몇년간 입증됐고 법원에서 판결도 나왔지 않느냐”면서 “이 시점에서 만약 그런 문제를 제기했다면 정말 의도가 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 역시 “문준용 씨 의혹은 이미 정리된 사안이기 때문에 재고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친문 의원들 사이에선 ‘이 지사가 금도를 넘었다’는 반응이 나온다. 친문으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뉴시스에 “이 지사에 대해 공개적인 언급을 자제 하고 있다”면서도 “야당이 공세 거리로 삼았던 준용씨건을 들고 나온 것에 대해서는 선을 넘은 것이라는 분위기가 흐른다”고 했다.
한편 이 지사 측은 뉴시스에 “법리적인 내용을 설명한 것이지 대통령을 공격하고자 한 것은 아니다”고 했다. 탈당설도 부인했다.
김용 경기도 대변인은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이 지사가 SNS에 ‘죽으나 사나 민주당원이고 문재인 정부 성공이 대한민국에 유익하기 때문에 절대 탈당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썼는데 이 지사의 입장을 충분히 대변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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