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트윗’에 불편한 與, ‘분열 프레임’에 커지는 고민

  • 뉴스1
  • 입력 2018년 11월 27일 15시 58분


‘혜경궁 김씨’ 파문에 골머리 썩는 민주당…여권 분열 ‘꿈틀’

이재명 경기도지사 © News1
이재명 경기도지사 © News1
검찰이 27일 이재명 경기지사의 주거지·집무실 등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에 나선 가운데 정치권 안팎에서도 ‘혜경궁 김씨’ 파문은 점점 거세지고 있다.

특히 이 지사가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문준용씨의 특혜채용 의혹을 언급하면서 다소 잠잠하던 ‘친문’이 반발, 탈당론이 재점화됐다. 여기에다 야권도 ‘여권 분열’을 목적에 두고 이 지사를 향해 총공세를 가하고 나서면서 집권여당이 ‘해결점’을 찾지 못해 골머리를 썩고 있다.

당초 더불어민주당은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 소유주가 이 지사의 부인 김혜경씨라는 경찰의 조사결과에도 ‘검찰 기소와 사법당국의 판단을 기다려보겠다’는 신중한 반응을 내놨었다.

하지만 이 지사가 “트위터 글이 죄가 되지 않음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문준용씨의 특혜 채용 의혹이 허위임을 법적으로 확인해야 한다”며 준용씨의 특혜 채용 의혹을 언급, 친문 진영과 대립각을 세웠다.

실제로 당 내에선 이 지사 논란에 대해 함구하는 분위기였으나 이 지사가 준용씨의 의혹을 재언급하면서부터 탈당 언급이 나오는 등 기류가 달라졌다. 이해찬 대표도 준용씨 의혹 언급을 보고 받고 불쾌해 했다는 것으로 전해졌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2012년 이명박 정부 집권 당시 그 문제(특혜 채용 의혹)를 감사까지 했었고, 결과들을 감안할 때 이 문제가 다시 거론된다는 건 이해하기 어려웠다”며 “정확하게 이 지사 측에서 어떤 문제제기를 했고, 또 어떤 배경에서 했는지 의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친문’으로 분류되는 한 의원도 최근 뉴스1과 만나 “다 끝난 문제를 왜 언급하는 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한 뒤 “정쟁화 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며 자진 탈당을 해야 함을 시사했다.

야권에선 ‘역린을 건드렸다’며 정권의 레임덕 시작이라는 프레임을 걸고 각양각색의 정치적 해석을 쏟아내며 공세를 펴고 있다.

야권 입장에선 이 지사의 문제가 여권 지지층에서 처음 거론됐다는 점을 짚어 볼 때 해당 논란이 내부 분열의 성격이 짙기 때문에 이를 역이용, ‘여권 분열’을 꿰하는 것이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애써 잠재운 준용씨까지 다시 끄집어내는 민주당의 기득권 싸움에 국민은 이미 등을 돌리고 있다”며 “탈당을 하든, 출당을 시키든, 서로 고소·고발을 하든 집안 싸움은 적당히 하고 그 정성으로 경기도정과 국정 운영, 예산안 처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비판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일종의 레임덕 현상으로 보인다고 지적하며, 민주당이 이 지사를 ‘제명’하거나 이 지사가 스스로 결단을 내려 자진탈당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의원은 KBS 라디오 ‘정준희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소위 진보 중도 개혁 세혁들이 분화가 시작되는 것은 일종의 레임덕 현상으로 보인다”며 “민주당은 집권여당이고, 또 대통령께서도 진보 세력의 분화를 막기 위해서는 이 지사가 (탈당을) 결단 해야 된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의 문제가 정치권의 화두로 떠올라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자 일각에선 정쟁이 정치 피로도를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진실공방의 문제가 정치권으로 넘어오며 여야 공방전으로 흘러가는 것이 바람직하지는 않다는 것이다.

또한 여권의 지지율이 계속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지사의 문제가 대결 프레임, 즉 ‘친문 vs 비문’·‘주류 vs 비주류’로 빠져버린다면 여권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 우려도 나온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통화에서 “진실공방 차원의 문제인데 야당이 너무 여당 쪽의 분열을 획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사법부의 판단을 기다려야 한다”며 “(공방이 커지면) 민주당도 지켜보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기에 잘 관리를 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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