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국면’에 한미연합훈련 해외서 진행될 듯…득과 실은?

  • 뉴스1
  • 입력 2018년 11월 28일 11시 48분


美 “공군 연합훈련 연기·폭격기 출동 중단…韓 요청”
“비핵화 협상에 도움”, “안보태세 구멍” 엇갈리는 의견

26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미8군사령부 캠프험프리스에서 아파치(AH-64)헬기가 이륙을 하고 있다. 2018.4.26/뉴스1 © News1
26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미8군사령부 캠프험프리스에서 아파치(AH-64)헬기가 이륙을 하고 있다. 2018.4.26/뉴스1 © News1
국방부가 내년 한미 연합군사훈련 재개 등에 대한 조율된 결정을 이번주 중 내릴 예정인 가운데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을 위해 한반도를 벗어나 해외에서 진행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는 한미가 북한 비핵화 협상을 군사적으로 지원하는 조치로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일 수 있는 명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선 한반도 안보에 구멍이 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찰스 브라운 미국 태평양공군사령관은 26일(현지시간) 미 국방부 출입 기자들과 만나 “미 폭격기는 한국 정부가 폭격 임무(훈련) 중단을 요청한 이후부터 더 이상 한국 상공을 비행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미 태평양사령부는 ‘지속적인 전략폭격기 전개 임무’에 따라 2004년 이후 B계열 전략 폭격기(B-2·B-1B·B-52)를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 배치하고 정기적으로 한국·일본·호주 등 동맹국과 함께 비행 훈련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한미는 지난해 11월 말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을 발사한 이후 현재까지 미군 폭격기를 한반도 상공에 전개하지 않았다.

지난 4월 실시한 맥스선더(Max Thunder) 훈련 때 B-52 폭격기 2대를 동원하려다가 남북정상회담 등 한반도 안보상황을 고려해 취소하기도 했다.

B계열 전략 폭격기(B-2·B-1B·B-52)는 북한이 가장 꺼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함께 로버트 브라운 미 태평양 육군사령관은 27일 “한미 연합훈련의 진행 방식에 일부 변화가 있다”며 “상위 훈련은 한반도 밖에서 한국 군을 초청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보도했다.

브라운 사령관은 “높은 단위의 훈련은 한반도 밖에서 실시하고 있으며 한국군도 초청됐다”며 “하와이와 루이스-맥코드 합동기지, 워싱턴주, 심지어 알래스카주에서도 일부 상황을 놓고 최근 훈련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미군이 전략폭격기 한반도 전개 중단을 공식화한 데 이어 한반도 이외 지역에서의 연합훈련을 언급한 것으로 이는 북한을 비핵화 대화로 견인하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제 50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회의 이후 제임스 매티스 미 국장방관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내년 연합훈련 방향 발표를 12월1일 이전까지 한다고 밝혔는데 미 장성들의 발언이 잇따라 나옴에 따라 연합훈련을 축소시켜 해외에서 진행하는 방식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그동안 한미의 연합훈련을 ‘북침전쟁연습’으로 받아들이며 각종 도발을 일삼아 왔다. 특히 연합훈련에 등장하는 B-1B 전략폭격기나 핵 추진 항공모함과 전략핵잠수함 등의 전략무기에는 강하게 거부 반응을 보여왔다.

이런 상황에서 미군이 한반도에 전략무기 전개를 중단하고 대규모 연합훈련을 한반도 바깥에서 진행한다면 북미 비핵화 협상에 진전을 기대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 미군이 북을 향한 위협을 최소화함으로써 관계를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은 “한미 해군의 경우 제주 이남 해상에서, 공군의 경우 2작전사 예하 남쪽 지역에서 훈련을 진행하면서 명분과 실리를 챙길 수 있다”며 “유사시 대응 절차 숙달 연습은 차질없이 진행하되 북한에 위협을 주지 않아 비핵화 협상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한미 양국이 북한을 계속해서 신경쓰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꽉 막힌 비핵화 협상 국면을 풀 수 있는 수단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한반도 내 연합훈련이 중단되면 유사시 한미동맹의 대응능력이 약화되고 이는 곧 안보태세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미군의 경우 한반도의 지리적 상황을 완벽히 모르는 상황에서 유사시 작전 능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의견이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부교수는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 하지 않는다는 것을 기본 전제로 깔고 연합훈련 방향을 구성해야 한다”며 “우리 군과 달리 미군은 한반도 지리를 완벽히 숙달하지 못해 한반도에서 훈련을 하지 않으면 최악의 상황이 발생시 100% 책임을 질 수 없게 된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선 연합훈련이 한반도에서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한미 연합작전은 물론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도 차질이 예상된다는 의견도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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