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권을 의제로 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 개최를 앞두고 북한 측이 격렬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AP통신은 미국 등 안보리 이사국들이 다음 달 10일 북한 인권과 관련한 안보리 회의 개최를 추진하자 북한이 이를 막기 위해 여론전에 나섰다고 28일(현지 시간) 전했다.
AP에 따르면 김성 주유엔 북한대사는 안보리 이사국들에 보낸 서한에서 “안보리는 현재 진행형인 긍정적인 (한반도 평화와 관련된) 발전 상태를 지지하는 대신 대화 상대를 자극하고 대립을 부추기고 있다”며 “깊게 유감스럽게도 한반도에 평화와 안정의 분위기가 찾아왔음에도 현재의 추세를 거스르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대사는 서한에서 미국을 직접 거론하면서 “(인권 관련 회의를 개최시키기 위해) 모든 종류의 ‘사악하고 해로운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회의 개최를 추진하는 데 더해 미첼 바첼레트 유엔 인권최고대표를 초청해 안보리에서 연설하도록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인권 의제는 스위스 제네바의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신에 따르면 북한 측은 비슷한 내용의 서한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마리아 에스피노사 유엔총회 의장에게도 보냈다.
안보리는 북한 인권을 의제로 하는 회의를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개최해 왔다. 안보리 이사국 15개국 중 9개국이 찬성표를 던지면 회의 개최 요건이 충족된다. AFP통신은 미국이 이미 9개국의 표를 확보했다고 전했다. 지난해에는 중국, 러시아가 반대표를 던졌지만 10개국의 찬성으로 12월 중순에 북한 인권 회의가 열렸다. 니키 헤일리 주유엔 미국대사는 당시 회의에서 “자국민을 학대하는 나라는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로 대하게 된다”며 “분쟁을 방지하는 논의에는 인권 주제도 포함된다”고 말했다.
유엔은 이달 15일 인권 분야를 다루는 제3위원회에서 북한 인권결의안을 14년 연속 채택하는 등 북한 인권 개선을 지속적으로 촉구하고 있다. 결의안은 다음 달 유엔총회에 상정돼 최종 처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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