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봉·격무·비전 無…탁현민이 후임자 못 구하는 ‘다섯 가지 이유’

MBN ‘판도라‘ 캡처.

탁현민 대통령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청와대를 그만두지 못하는 이유가 공개됐다.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일 MBN '판도라'에 출연해 최근 탁 행정관과 통화해 거취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은 "탁 행정관이 문재인 대통령과 임기 5년 같이 하게 될 것 같다고 하더라"며 "일단 청와대에서 안 놔준다. 본인은 나가고 싶어 했는데 지쳐서 포기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야당이 계속 괴롭히니까 후임자도 알아보고 그랬나 보다. 그런데 자기 자리 올 사람이 없다더라. 그 이유 다섯 가지를 본인이 말했다"라고 덧붙였다.

탁 행정관이 밝힌 '후임자 찾기 힘든 이유 다섯 가지'는 첫 번째로 월급 문제다. 정 전 의원은 "탁 행정관 연봉이 약 6000만원 정도다. 청와대 와서 공연예술 쪽에서 일하려면 그 업계에서 최소 10년에서 15년을 일한 사람이어야 한다. 그런데 그 월급 받고 올 사람이 없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두 번째는 임기가 보장이 안된다는 거다. 세 번째는 잘해도 욕먹고 못해도 욕먹는 것. 네 번째는 청와대 행정관으로 일하면 힘들다. 무조건 오전 6시 30분까지 출근해야 하고 주말에도 일해야 한다. 자기 가정이 없다. 다섯 번째가 가장 결정적이다. 탁 행정관처럼 어떤 욕을 먹어도 괜찮아 이러면 있는데 문재인 정부, 청와대 경력이 앞으로 자기 미래에 도움이 안 될 수도 있다. 그 업계는 프리랜서처럼 써줘야 하는데 그게 밥줄이 끊길 수 있다. 그래서 찾다 찾다 못 찾는단다. 본인은 그래서 자포자기 했더라"고 말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은 "그렇게 자세하게 발표하는 게 이 정권의 문제다. 그러니까 자기정치 한다고 하는 거다. 행정관이 '자기 5년 같이 있겠다' 이런 말 하는 거 아니다. 오늘 그 발표는 정 전 의원이 전적으로 잘못했다. 그거 때문에 문 대통령 측근 인사를 자기정치한다는 말을 듣는 거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정 전 의원은 "저도 탁 행정관에 이같은 지적 때문에 물어봤다. '판도라'에서 말해도 되냐고. 하라더라"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6월 탁 행정관은 일부 기자들에게 문자 메시지를 통해 "이제 정말 나가도 될 때가 된 것 같다"라며 사의를 표명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탁 행정관의 사표를 반려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당시 브리핑을 통해 "임종석 비서실장이 탁 행정관에게 오는 가을 남북한 정상회담 등 주요 행사가 예정돼 있어 그때까지만 일해달라는 뜻을 전달했다"며 "임 실장이 첫눈이 오면 놓아 주겠다며 전화 통화로 간곡히 만류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임 실장은 "탁 행정관은 사실 본인은 늘 자유로운 삶을 살고 싶어한다. 진작 할 일을 어느 정도 했고, 학교에 돌아갔으면 했는데 제가 붙들었다"라고 설명했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