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취임 에이브럼스 사령관
전임시절 한미 합의한 ‘분산이전’에 “업무 효율 저하… 한곳 배치를” 요청
국방부 “일부 수정해도 백지화 없어”, 용산공원 조성계획 차질 불가피
서울 용산 미군기지에 있는 한미연합사령부(이하 연합사)를 용산 국방부 영내로 이전하기로 한 당초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취임한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주한미군사령관 겸임)은 최근 연합사 인원 200여 명이 국방부 내의 독립된 건물에 모두 들어갈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요구했다. 연합사가 여러 건물로 분산 이전되면 업무효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게 이유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방부는 7층 규모의 국방부 근무지원단 건물 전체와 합동참모본부 건물 일부, 국방부 지하벙커 등 국방부 내 건물 3곳으로 연합사를 분산 이전하기 위한 내부 설계를 진행 중이었다. 이에 기존 연합사 건물 30여 동 중 일부는 당초 목표로 했던 연내부터 이전에 착수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연합사 분산 이전은 올 초 전임 사령관인 빈센트 브룩스 사령관이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합의했던 사안이다. 당시 국방부는 영내에 연합사 인원을 모두 수용할 만한 새로운 건물을 지을 부지나 기존 건물이 마땅치 않은 점 등을 들어 미측과 분산 이전에 합의했다. 특히 새 건물을 지을 경우 4년 안팎이 걸려 주한미군 용산기지 이전에 따른 용산공원 조성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점도 분산 이전에 합의한 이유였다.
미8군사령부와 주한미군사령부 등이 이전한 주한미군 평택기지(캠프 험프리스)로 연합사를 이전하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란 의견도 일각에서 나왔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향후 전시작전통제권을 한국군이 넘겨받은 이후 연합사 대신 창설될 미래연합사령부가 미군기지에 있는 기형적 구조가 된다. 군 관계자는 “한국군이 사령관인 미래사령부가 미군기지 내에 있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며 험프리스로의 이전 가능성을 일축했다.
최근 연합사 이전에 제동이 걸린 건 새 사령관에게 전 사령관이 진행한 합의 내용을 이해시키는 과정에서 불거진 일에 불과하다는 시각도 나온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미 국방부 영내 이전으로 한미가 합의한 만큼 사령관 교체 과정에서 연합사 이전 세부 계획이 일부 조정되며 이전이 조금 미뤄지더라도 백지화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한미는 2014년 용산 미군기지가 평택으로 이전하더라도 연합사는 전작권이 전환될 때까지 용산기지에 잔류시킨다는 데 합의했다. 1월엔 연합사를 국방부 영내에 두는 방안을 공식화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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