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개성 판문역서 열기로 합의… 남북 장관급 포함 100명씩 참석
美와 협의 거쳐 제재위반 피할듯
남북 경의선 동해선의 철도 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이 26일 북측 지역인 개성 판문역에서 열린다. 앞서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남북 정상이 합의한 연내 착공식 약속이 지켜지는 것.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착공식에 참석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는 13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착공식 관련 실무회의를 가진 결과 이렇게 합의했다고 밝혔다. 착공식에는 남북 인사 각 100명가량, 총 200여 명이 참석하기로 했다. ‘남북 철도 도로 연결 및 도로 현대화’는 남북 경협의 상징이자 양 정상이 큰 관심을 보인 부분이지만 이날 실무협의에서 착공식에 양 정상이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 대신 장관급 이상 인사가 대표로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착공식은 본격적인 공사 시작을 의미한다기보다는 상징적인 행사다.
정부는 이날 착공식 날짜와 장소 등에 합의했을 뿐 구체적인 행사 내용에 대해서는 앞으로 협의를 지속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이 과정에서 착공식 형식을 미국 등 국제사회와 협의하며 제재 위반 논란을 비켜 나갈 계획이다. 앞서 남북 산림협력에선 예외를 인정받지 못한 물품을 마지막에 반출 목록에서 제외한 바 있다. 20일 전후 서울에서 열릴 것으로 알려진 한미 워킹그룹 회의에서도 착공식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 정부 당국자는 “남측 열차가 착공식에 올라갈 수도 있고 여러 방안이 있다. 제재 논의를 해야 하며 이에 따라 착공식 형식이나 내용이 조정될 수 있다”고 했다.
이번 착공식에 포함되는 구간은 철도 경의선(개성∼신의주 약 400km)과 동해선(금강산∼두만강 약 800km), 도로 경의선(개성∼평양 약 170km)과 동해선(고성∼원산 약 100km)이다. 이 가운데 동해선 도로 조사를 아직 하지 못했지만 정부는 이와 상관없이 착공식은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이다. 동해선 도로가 경의선에 비해 험난한 데다 본격적인 겨울이 된 만큼 연내 조사를 펼치기가 어렵다. 이에 일부 구간은 한 번 가보지도 않은 채 공사 시작을 선언할 가능성이 커지게 됐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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