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철 “이강래 첩보 묵살·1계급 특진 제안‘ 말 안되는 소리”

  • 뉴스1
  • 입력 2018년 12월 19일 12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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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수사관 직무 배제돼 보고도 안 돼”
“지라시성 정보 수시로 보내 ‘필요없다’ 제지”

2일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 청와대를 배경으로 빨간 신호등이 켜져있다. 2018.12.2/뉴스1 © News1
2일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 청와대를 배경으로 빨간 신호등이 켜져있다. 2018.12.2/뉴스1 © News1
청와대는 19일 특별감찰반원으로 근무하다 비위의혹으로 검찰에 복귀돼 감찰을 받고 있는 김태우 수사관이 폭로한 이강래 한국도로공사 관련 납품 특혜 의혹에 대해 “보고가 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날 조선일보는 김 수사관이 민주당 원내대표 출신인 이 사장이 커피기계 공급권을 같은 당 우제창 전 의원이 대표로 있는 업체에 몰아줬다는 첩보를 10월 중순 청와대에 제출했지만, 청와대가 보고서를 제대로 검증하거나 조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말이 안 되는 소리”라고 선을 그었다. 특감반 보고체계와 김 수사관의 비위 정황이 밝혀진 시점을 따져보면 상부에 보고가 될 수 없었으므로 그 내용을 전혀 알지 못했다는 것이다.

박형철 청와대 민정수석실 반부패비서관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조목조목 반박했다.

박 비서관은 “각 직원들이 쓴 보고서는 금요일까지 사무관(특감반 데스크)에게 전달하면 일주일 치 분량을 사무관이 파일과 하드카피를 보고 검증을 한다”며 “그것을 검증하면 그 다음 주 월요일에 특감반장에게 보고하고, 특감반장은 다시 문구를 수정하고 내용을 검증해 월요일 오후나 화요일 오전에 비서관에게 보고가 된다”고 절차를 설명했다.

이어 “김 수사관이 사적으로 지인의 수사상황을 알아본 것이 11월2일 금요일이고, 특감반은 비밀번호도 바꾸고 김 수사관은 다른 사무실로 보내 직무 배제를 했다”며 “김 수사관이 썼다는 보고서는 11월 2일 1~2일 전에 들어온 것으로, 김 수사관이 업무 배제가 되는 바람에 검증도 제대로 안 됐고 당연히 보고가 될 수 없는 보고서”라고 말했다.

박 비서관의 설명을 종합하면, 김 수사관의 이 사장 관련 첩보는 10월29일~11월1일 사이에 들어왔고 특감반 보고절차에 따라 통상대로라면 사무관의 검증을 거쳐 11월5일쯤 이인걸 특감반장에게 보고된 후 11월6일쯤 비서관에게 보고돼야 했다.

하지만 11월2일 김 수사관이 경찰청 특수수사과에 자신의 지인이 연관된 수사상황을 알아보다 문제가 돼 업무배제가 됐고, 이에 따라 김 수사관이 쓴 첩보는 이 반장에게까지도 보고가 안 됐다는 것이다.

박 비서관은 “그 상황에서 김 수사관이 징계를 받고 검찰에 복귀됐고, 보고서가 홀딩된 상태에서 나머지 직원들도 전부 일괄 복귀해 컴퓨터 하드도 없고 관련 문서도 전부 폐기됐다”며 “그런 문서가 있는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폐기된 보고서다. 보고가 안 돼 당연히 특감반장을 비롯해 저희들은 내용을 전혀 모른다”고 일축했다.

◇靑 “김 수사관, 텔레그램으로 지라시성 정보 수시로 보내 제지했다”

김 수사관이 이날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특감반 근무하며 야당 정치인과 언론사에 대한 동향보고를 작성해 텔레그램 메신저를 통해 이 반장에게 보고했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서도 청와대는 정면으로 반박했다.

오히려 김 수사관이 지라시성 정보나 이 중 일부를 발췌해 보내는 것을 수시로 보내 “필요없다”고 얘기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박 비서관은 “김 수사관이 특감반장에게 지라시성 정보나 그 일부분을 발췌한 것들을 수시로 보냈다고 한다. 특감반장은 김 수사관에게 ‘그런 것 뭐하러 보내냐, 이런 것 필요없다’고 얘기했다”며 “김 수사관은 점점 줄긴 했지만 그런 류의 정보를 (계속) 보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보의 바다에서 왔다 갔다 했다는 사람이 텔레그램으로 몇 자 적은 것을 보고라고 하는 것은 말이 안 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아울러 박 비서관이 회식 자리에서 ‘수사가 이뤄져 비트코인 업체를 처벌할 수 있을 만큼 되면 1계급 특진을 해준단다’ ‘수석님 지시다’라고 말했다고 김 수사관이 밝힌 것과 관련해 강하게 반박했다.

박 비서관은 “당시 가상화폐 거래소에 불법을 찾아내 반부패정책을 수립,전파해 피해를 막는 것이 가장 관심이었다. 가상화폐 거래 동향은 어떤지, 각종 협회는 어떤지 파악해야 할 것 아닌가”라며 “직원들과 회식하면서 ‘이것은 정말 중요한 일인 것 같다. 열심히 하자’고는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수사관은 특감반이 자신의 휴대전화를 임의제출받아 디지털포렌식을 한 것으로, 자신이 동의하지 않은 부분까지 봤다며 특감반의 감찰이 불법이며 ‘독수독과’라고 주장했다.

‘독수독과’(毒樹毒果)는 독이 있는 나무의 열매에도 독이 있다는 뜻으로, 형사소송법상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의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이론이다.

이에 대해서도 “김 수사관은 ‘골프친 적이 없고 떳떳하다’가 아닌 ‘휴대전화에서 골프가 발견돼 문제가 됐는데 포렌식이 불법이다’ 이렇게 주장하고 있다”며 “검찰에서 감찰을 받는 중인데 검찰에 이야기하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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