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시급한 민생법안 처리를 위해 12월 임시국회를 열었지만 난제가 곳곳에서 출몰하며 공방만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빈 손 종료’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여야는 최근 국회를 강타한 전직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의 폭로를 두고 주말에도 신경전을 벌였다.
전날(22일) 전희경 자유한국당 청와대 특감반 진상조사단 대변인은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내용을 당당히 부인하지 못하니 메신저를 비난하는 치졸함을 보이고 있다”며 “습관적인 ‘전임정부 타령’만 늘어놓고 있다”고 비난했다.
전 대변인은 “여전히 민주당은 국회 운영위 소집요구에 묵묵부답하며 사실상 청와대를 위해 시간을 벌어주고 있다”며 “임종석 비서실장과 조국 수석을 비롯한 관련 책임자들을 운영위에 출석해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강병원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한국당은 비위·비리 (의혹이 있는) 김태우 수사관의 수호자가 될 것이 아니라 냉정하게 바라봐야 한다”며 “김 수사관의 말만 믿고 정부를 공격하며 정쟁으로 몰아가는 것을 옳지 않으며 후폭풍이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맞받았다.
특감반 논란을 놓고 여야의 공방전은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1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해야 할 민생법안에도 적신호가 들어왔다.
여야 갈등의 골은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의 연내 처리가 어렵게 되면서 더욱 깊어졌다. 책임 소재를 놓고 ‘네 탓 공방’까지 벌이는 상황이다.
민주당이 연내 ‘유치원 3법’ 처리를 국민들에게 대대적으로 약속한 만큼 신속처리안건 지정 절차인 패스트트랙 추진에 나설 방침을 시사하고 있지만, 패스트트랙 안건 지정 후 본회의 처리까지 최대 11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실효성이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민주당의 입장에선 유치원 3법 처리 무산이 되자 야권이 본회의에서 통과를 원하고 있는 ‘공공기관 채용비리에 관한 국정조사계획서’에 대해 제동을 걸고 나설 조짐을 비추고 있어 여야의 강대강 대치전에 정국 급랭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뿐 아니라 ‘위험의 외주화’ 방지법으로 알려진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역시 환경노동위원회의 심사에서 진통을 겪고 있다. 환노위가 지난 21일 고용노동소위를 열고 정부의 전부 개정안을 논의했으나 서로의 입장 차만 확인하는 수준에 그쳤기 때문이다.
환노위는 오는 24일 소위를 열어 심의를 계속 진행하기로 했지만, 도급 제한, 사업주 책임 강화 등 여야간 대립이 첨예하기 때문에 연내 처리가 불투명하다.
12월 임시국회를 열게 된 계기가 됐던 선거제도 개편 역시 팽팽한 이견으로 부딪히고 있다. 야3당이 개편 작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 민주당과 한국당을 압박하고 있지만, 한국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부정적인데다 민주당도 적극적으로 임하지 않고 있어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태다.
여야가 공방을 거듭하는 데다 법안 처리 등 우선순위에도 입장 차를 보이면서 12월 임시국회의 성과는 점점 빈 수레가 되어 가는 모양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12월 임시국회 전망에 대해 “첨예한 쟁점 사항을 논의해야 할 때인데 공방만을 주고 받고 있다”며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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