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 ‘갑질’ 민경욱 ‘침뱉기’, 비난 행위 이어져
‘선거제도 개혁’ 등 의원정수 확대 악영향 우려
연일 이어지는 현역 국회의원들의 ‘갑질’과 ‘무례함’이 연말연시 정치권의 당면과제로 떠오른 선거제도 개혁의 ‘걸림돌’로 부상했다.
현역 의원들의 비난성 행위가 이어지면서 국민의 정치에 대한 ‘혐오’ ‘불신’ 등 부정적인 기류가 되레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제도 개혁의 근간이 될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의원 정수의 확대를 기정사실화하는 만큼 잇따른 현역 의원들의 비위 행위가 결국 선거제도 개혁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앞서 여야는 지난 15일 의원 정수를 확대하는 방식의 선거제도 개혁에 대해 큰 틀에서 합의했다.
당시 합의문에는 ‘비례대표 확대 및 비례·지역구 의석비율, 의원정수(10% 이내 확대 등 검토), 지역구 의원선출 방식 등에 대하여는 정개특위 합의에 따른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인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지난 16일 기자회견에서 “여야가 합의한 ‘10% 확대’ 조항은 정수확대를 공론화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며 의원 정수 확대의 범위가 정개특위 논의에 따라 더 늘어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최근 연이어 불거진 의원들의 비위 행위가 사회적 공분을 불러일으키면서 국민의 공감대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로부터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0일 김포공항에서 항공기에 탑승하는 과정에서 신분증을 스마트폰 케이스에서 꺼내 보여 달라는 공항 직원을 상대로 이를 거부하고 규정을 찾아오라는 등 갑질을 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김 의원은 탑승시각이 다가오자 보좌진에게 “야, (한국공항) 공사 사장에게 전화해”라고 했고, 직접 휴대전화를 꺼내 공항 직원들 얼굴 사진을 찍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도 이른바 ‘말하다침뱉기’ 논란으로 구설에 올랐다. 19일 저녁 민 의원이 지역구 주민과 대화를 나눈 뒤 뒤돌아 침을 뱉었다는 것이다.
이날 민 의원과 대화를 나눈 당사자인 A씨는 온라인 게시판에 올린 글에서 “민 의원의 ‘잘 지내시죠’라는 물음에 ‘이번 정부에서는 잘 지내고 있다’고 하자 민 의원이 고개를 돌려 침을 뱉었다”고 했다.
김정호·민경욱 두 의원은 악의적인 보도내용으로 상황에 대한 과장과 오해가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여론의 시선은 싸늘하다. 이와 관련한 기사에는 ‘국개의원’ ‘배지를 벼슬로 생각하더니 실망’ ‘권위의식’ 등 비판 댓글이 달리고 있다.
국민적 여론이 의원정수 확대에 여전히 부정적이고, 정치권 일각에서조차 ‘의원정수 확대는 국민 여론에 달린 문제’라는 시각을 보이는 만큼 이 문제를 계기로 정개특위 활동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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