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北 열차 타고 판문역 집결…철도·도로 착공식 개최

  • 뉴시스
  • 입력 2018년 12월 26일 08시 02분


남북 철도가 26일 오전 개성 판문역에서 만났다. 남북의 정부 당국자와 철도 관계자 등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사업 착수 의지를 확인하는 착공식을 개최했다.

이날 착공식을 위해 편성된 새마을호 특별열차는 이날 오전 6시48분께 서울역을 출발했다. 기관차 2량, 발전차 1량, 열차 6량 등 총 6량으로 편성된 특별열차에는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조명균 통일부 장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이산가족, 남북 화물열차 기관사 등 100여명이 탑승했다.

특별열차 출발에 앞서 조 장관과 국회의원 등은 서울역 3층 환담장에서 인사를 나눴다.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은 참석하지 않았다. 남북 경협 행사에 이례적으로 참가한 추궈홍 주한 중국대사도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포옹하며 인사를 나눠 눈길을 끌었다.

지난 2007년 12월부터 이듬해 12월까지 남북 화물열차를 운행했던 신장철 제진역 명예역장은 열차에서 취재진에게 “감개무량하다. 퇴직하고서 또 언제 가볼까 싶었는데, 좋은 기회가 있어서 (가게 됐다)”라고 말했다.

개성이 고향인 이산가족 김금옥(86·여)씨는 “고향 땅에 간다는 거는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그 희열이랄까, 기쁨이랄까 몰라요”라며 “젊은 분들 왜 저렇게 고향을 갈망할까 하지만, 어렸을 때 지낸 곳이니 옛 추억이 새롭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실향민들 많은데, 그분들도 기차 타고 당신들 고향에 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나. 우리는 나이가 많잖아. 기차타고 가보는 게 큰 희망”이라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제가 2002년 9월18일 북한에 철도 자재와 장비를 주는 착공식을 했고, (이재정 전 장관이) 2007년 5월17일 시범 운행 경의선, 동해선 착공식을 했다. 그때도 남북이 100명씩 (참석했다)”이라고 말했다.

옆에 앉아 있던 이 전 장관은 “11년 전 판문역을 통해 개성에 화물열차가 가고, 원자재가 건너가고, 개성이 열리게 된 거다”라며 “철도가 신의주 현지 조사까지 끝냈는데, 이건 11년 전보다 진일보된 거다. 이것이 남북, 북미 정상회담으로 갈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특별열차는 이날 오전 8시께 남측 도라산역에 도착해 출경심사를 받고 북측 판문역으로 이동했다. 이어 오전 8시34분께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하고, 오전 9시께 개성 판문역에 도착했다.

착공식에 북측에서는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방강수 민족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 박명철 민족경제협력위원회 부위원장, 김윤혁 철도성 부상, 박호영 국토환경보호성 부상, 최병렬 개성시 인민위원회 위원장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추 대사를 비롯한 ‘동아시아 철도공동체’ 관련국인 중국, 러시아, 몽골 인사들과 아르미다 알리샤바나 유엔 아시아·태평양 경제사회이사회(UNESCAP) 사무총장 등 외국 인사 8명도 착공식에 참석했다.

착공식 공식 행사는 오전 10시부터 1시간동안 축사, 침목 서명식, 궤도 체결식, 도로표지판 제막식, 기념촬영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착공식 공식 행사 종료 후 남측 인사들은 북측의 환송을 받고 개성 내 송악플라자에 마련된 오찬장으로 이동하게 된다. 다만 이날 오찬은 남북이 별도로 진행한다.

참석자들은 오후 1시께 판문역에서 특별열차에 탑승한 후 서울역으로 이동할 계획이다. 오후 1시30분께 MDL을 통과한 후 오후 2시께 도라산역을 통해 입경하고, 서울역에는 오후 3시께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날 오전 서울역 플랫폼에서는 철도 연결 반대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자신들을 백두척결북송연대 회원이라고 밝힌 사람 등 10여명은 특별열차 출발에 앞서 ‘북한과 철도 연결 절대 반대’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반대시위를 벌였다. 이들과 달리 한반도기를 들고 있는 사람도 1명 눈에 띄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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