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개성 판문역서 남북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
정부·국회·해외 인사와 이산가족 등 각계 참여
“몇 년 만에 나서, 자라서, 학교 다니던 고향 땅에 간다는 건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그 희열이랄까 기쁨을 몰라요.”
황해북도 개성이 고향인 김금옥 할머니(86)는 26일 서울역에서 개성 판문역으로 향하는 새마을호 특별열차에 몸을 실은 채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김 할머니는 “(다른) 실향민분들도 기차 타고 당신들 고향에 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어요”라며 “기차 타고 가보고 그게 저희의 큰 희망입니다”라고 말했다.
김 할머니를 비롯한 이산가족 5명은 개성 판문역에서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에 참석한다.
10년 만에 개성으로 가는 열차에 올라탄 기관사 신장철씨도 “감개무량하다”며 들뜬 마음을 전했다.
신씨는 2007년 12월부터 2008년 12월까지 남측 문산과 북측 개성공단을 잇는 경의선 정기 화물열차를 운행했다.
부모님의 고향이 황해도라는 신씨는 “경의선 운행하다 끊기고 1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며 “퇴직하고 나니 언제 다시 가볼까 했는데 이런 좋은 기회로 가게 돼 어제 밤잠을 설쳤다”고 말했다.
이날 착공식 행사에는 역대 통일부 장관들도 참석했다. 박재규 전 장관은 “2002년 9월18일 (경의선· 동해선 철도· 도로 연결) 착공식을 했다”며 “그때는 개성공단으로 화물차가 오갔는데 (…) 이번에는 신의주까지 연결돼 중간에 멈추지 않고 쭉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남북은 2007년 5월17일 남북철도연결구간 열차시험운행 공식 기념행사를 열고 그해 12월부터 1년간 경의선 문산-봉동 구간 화물열차를 정기운행한 바 있다.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은 “신의주 현지 조사까지 끝냈는데 이건 11년 전보다 진일보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남북은 이날 오전 10시 판문역에서 남북·해외인사 200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을 개최한다.
정부는 이번 착공식을 통해 남북이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되, 실제 공사는 북한의 비핵화 진전과 대북제재 상황을 봐가며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서울역에서 취재진과 만나 “공사 전까지 할 게 굉장히 많다. 설계만 해도 1~2년이 걸린다”며 “일단 상황이 될 때까지 설계 같은 것을 열심히 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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