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남북 철도 도로 연결 착공식, ‘무늬만 착공식’ 정부 스스로 인정”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사진=동아일보 DB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6일 북측 개성 판문역에서 열리는 남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사업 착공식과 관련해 “참 희한한 착공식”이라며 “상장기업 같으면 주가조작 의혹을 받을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국제 사회의 대북제재 때문에 실제 공사는 시작할 수도 없고, 최악의 경우 북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영영 공사를 시작할 수 없을지도 모르는 공사의 착공식”이라며 “실제로 통일부도 이번 착공식이 공사 개시가 아니고 ‘남북협력 의지’를 보여주는 데 의의가 있다고 하니, ‘무늬만 착공식’임을 정부 스스로도 인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그야말로 착공식을 가불한 셈인데, 국가의 격이 이래도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 적지 않은 돈까지 써가면서 말이다”라며 “상장기업 같으면 주가조작 의혹을 받을 일”이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이렇게 서둘러 착공식부터 가불한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적지 않은 사람들이 최근 하락하고 있는 대통령 지지율 방어용이라고 말한다”며 “그야말로 ‘주가하락’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생각한다는 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만에 하나, 정말 그렇다면 크게 잘못된 일이다. 지금 국민들이 정부로부터 등 돌리는 까닭이 무엇인가?”라며 “정부의 잘못된 경제정책으로 먹고사는 것이 힘들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과 자영업자들이 줄줄이 문을 닫고, 일자리는 사라지고 있는데, 여전히 오만한 자세로 자신들의 이념만 고집하는 데 염증을 느끼고 있는 것”이라며 “이런 근본적인 문제들을 놓아두고 ‘가불 착공식’ 같은 이벤트를 벌인다고 해서, 박수를 보낼 국민이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또 김 위원장은 “우리 기업인들과 장관을 모욕했던 북한 리선권(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 한 마디 사과도 없이 이번 착공식 대표로 참석한다고 한다”며 “우리를 우습게 보는 일이자, 우리의 국격과 국민의 자존심을 무너뜨리는 일이다. 이래서 되겠는가”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지금 정말로 필요한 것은 화려한 남북 이벤트가 아니라, 우리 경제를 다시 살려낼 과감한 국정운영 쇄신”이라며 “말이 아니라 진심으로 각성을 하고 국정운영의 방향을 완전히 바꿀 것을 대통령께 진심으로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북측 개성 판문역에서 개최되는 착공식에는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지도부가 참석한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