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두 또 사의 표명에도…잡고 싶은 靑 “대통령 판단 좀 더 두고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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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2월 26일 15시 39분


사진=동아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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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이 26일 거듭 사의를 밝힌 가운데 청와대는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김광두 부의장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주재의 국민경제자문회의 직전 ‘오늘이 마지막인가’라는 기자 질문에 “그렇지 않겠는가”라고 답했다. ‘대통령이 만류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돌려 묻자 김 부의장은 “그러지는 않을 것”이라고 사표 수리를 전망했다. 그는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이 부의장은 사퇴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라는 기자들의 말에 “그건 김 보좌관 생각이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청와대의 기류는 다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김 부의장의 사의 표명에 대한 청와대의 명확한 설명이 없다는 지적에 “김 부의장의 사의 표명은 있었지만 이를 수리할지, 혹은 재신임할지 여부는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며 “대통령이 어떤 판단을 할지 조금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김 부의장의 사표 수리에 대한 결심을 내리지 않은 것인가’라는 질문에 정확한 답변 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청와대로선 김 부의장과 동행을 이어가고 싶은 것으로 여겨진다.

앞서 김 부의장은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2019년 1월 1일부터 국가미래연구원장직을 다시 맡게 됐다”면서 “따뜻하게 저를 맞아 준 회원님들과 이사진께 감사하다”라는 글을 남겼다.

사표가 수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연구원장직에 복귀하겠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힐 정도로 그만두겠다는 의지가 강해 조만간 거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국가미래연구원은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경제 분야 싱크탱크로, 김 부의장은 2010∼2017년 국가미래연구원 원장으로 일했다. 당시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제 가정교사’로 불릴 만큼 보수 진영을 대표하는 경제학자로 꼽혔다.

그러다 지난해 3월 대선을 앞두고 연구원장직을 사임한 뒤 당시 문재인 대통령 후보 경선 캠프에 합류했다.

김 부의장은 캠프에서 새로운대한민국위원회 위원장으로서 문 대통령의 경제정책 기조인 ‘J노믹스’를 설계하는 데 참여하고, 정부 출범 후엔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을 맡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정부의 경제정책에 잇따라 비판적 목소리를 냈고 지난달에는 부의장직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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