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병들에게 치킨·피자 쏜 文대통령 “결코 혼자 아냐…다 이겨낼 수 있다”

  • 뉴스1
  • 입력 2018년 12월 28일 16시 48분


“군 생활 동료들, 오래 지속되고 굳건해질 수 있는 관계” 조언
“아들 입대했을 때 아내 길거리에서 군인만 봐도 눈물”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군 훈련병들에게 “단절감이 많겠지만 여러분들은 결코 혼자가 아니다”라며 “여러분을 그리워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걸 잊지 마시고 여러분 아주 귀한 존재라고 느껴주기 바란다”고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경기도 연천에 위치한 육군 제5보병사단 신병교육대를 방문해 훈련병 200여명과의 오찬을 하며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치킨 200마리와 피자 200판을 훈련병들에게 선물했다.

직접 식판에 김치와 밥, 무나물, 계란프라이, 순두부찌개를 떠서 자리를 잡은 문 대통령은 “긴장 풀고 대통령 앞이라도 최고 편한 자세로 즐거운 시간 되시기 바란다”며 훈련병들의 긴장을 풀어주었다.

문 대통령은 “나는 옛날에 한창 더울 때 신병훈련을 받았는데 정말 옷이 흠뻑 매일 땀에 젖고 온몸에 땀띠 나고 해서 고생했다”며 “요즘은 혹한기에 좀 기온이 낮아지면 바깥 훈련은 안 하는 것으로 규정돼 있다. 그런 규정 잘 지켜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이런 기후가 아니더라도 우리 신병 훈련 자체가 아마 여러분들로서는 말하자면 일생일대의 하나의 도전”이라며 “자신이 속했던 사회와 전혀 다른 새로운 환경에서 생활해야 하고 한 번도 겪지 못한 일들을 해야 하기 때문에 참으로 큰 어려움이고 도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다 우리가 해낼 수 있다. 다 해냈다. 처음 하는 일이라 서툴기도 하고 하지만 결국은 다 이겨낸다”라며 “신병교육을 무사히 잘 마쳤다는 그것이 앞으로 자대생활 하게 될 때 아주 든든한 기초가 되고 나중에 사회에 나가서도 새로운 상황을 겪을 때도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이어진다”고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아마도 단절감 같은 것도 있지 않을까 싶다. 나는 옛날에 내가 가장 어려웠던 상황 속에서, 내가 원하지 않을 때 마음의 준비도 전혀 하지 못한 채 입대하게 돼서 입대 자체가 막막했다”라며 “내 가족, 친구, 전부 다 떠나와서 혼자가 됐다는 그런 단절감이나 고립감 같은 것이 제일 컸는데 여러분 어떨지 모르겠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문 대통령은 훈련병들에게 결코 혼자가 아니라며 용기를 북돋웠다.

문 대통령은 “제 아들이 입대했을 때 제 아내는 길거리에서 군복 입은 군인만 봐도 그냥 눈물을 흘렸다. 아들 같아서”라며 “국민 마음이 그렇다. 그래서 군복입은 군인만 봐도 아들 같고 형제 같고 남자친구 생각나서 마음 애틋해지지는 것”이라고 다독였다.

이어 “지금 이 순간에도 여러분이 그리워하듯 여러분을 그리워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는 걸 잊지 마시고 여러분 아주 귀한 존재라고 느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과거의 관계들이 단절된 가운데 새롭게 우리 동료들하고 관계를 맺게 되는데 이게 참 중요한 것 같다”라며 “군대의 모든 훈련이 혼자 하라면 못하지만 함께하니까 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서로 간에 잘 모를 수 있지만 군대 동료가 주는 유대, 전우애, 동료애, 우정 이런 것이 힘”이라며 “앞으로 자대 가도 아마 훈련소 동기들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는 군대 생활 마친 지 40년도 지났지만 대선 때, 제가 공수부대 출신인데 동기들, 후배들, 선배들이 대선 과정에서도 참 많이 도와줬다”라며 “유세할 때마다 다니면서 지지해주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안보자문단 활동도 같이해주고 경호에 참여해주기도 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여러분이 군생활을 함께하는 동료들은 앞으로도 어떤 관계보다 더 오래 지속되고 굳건해질 수 있는 정말 좋은 관계들”이라며 “자기 자신도 아끼고 동료들도 아껴주면서, 건강한 몸으로 성숙해서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중의 하나라는 거 잊지 말라”고 조언했다.

이에 훈련병들은 큰 목소리로 “대통령님 치킨, 피자 감사합니다. 잘 먹겠습니다”라고 외치며 식사를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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