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끝 반전하나’ 한국당, 내년 ‘제1야당’ 기세 찾을까

  • 뉴스1
  • 입력 2018년 12월 31일 15시 05분


올해 막판 채용비리·靑특감반 의혹 공세로 반등 기미
“체질·인물 혁신 보여야…내년 2월 전당대회가 분수령”

자유한국당이 지난 2016년말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부터 올해 6·13지방선거 패배까지 이어진 절체절명의 위기를 극복하고 내년에는 전통 보수정당이자 원내 제1야당으로서 당세를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당은 올 한해에도 고전을 면치 못하다 하반기에 와서야 반등의 기회를 맞이한 모습이다.

한국당은 올해 벽두를 ‘평창올림픽 참여’ 등 평화국면 전환을 시사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와 이에 환영 의사를 표명한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를 “화전양면 전술에 속아 넘어갔다”고 비판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특히 홍준표 전 대표 등 당 지도부는 평창 올림픽이 ‘평양’올림픽이 됐다고 맹비난하며 2월 25일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에 참석하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등 북측 대표단의 방남을 막기 위해 임진강 통일대교에서 철야농성을 벌이는 등 강경투쟁에 나섰다.

또 4월과 5월 두차례의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고 지방선거 국면에도 본격 접어들자, 홍 전 대표 등은 ‘위장평화쇼’ 등 거친 표현을 써가며 정부의 안보 정책을 집중포화했다. 한국당은 이 기간 터진 ‘드루킹 댓글사건’ 공세에도 화력을 집중했다.

6월 지방선거가 임박하자 홍 전 대표 등은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서도 ‘문재인 정부의 포퓰리즘 정책으로 남미 사회주의 국가처럼 나라가 망할 것’이라고 맹폭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달 13일 지방선거에서 한국당은 참패를 당했다. 평창 올림픽과 두차례 남북정상회담, 선거일 하루 전 열린 김정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등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기대가 절정에 이른 가운데 선거가 치러진 것이 주요원인으로 분석됐다.

한국당은 지방선거 참패로 인해 대외적 타격을 입었음은 물론 참패 책임과 당 위기수습, 혁신방향을 놓고 극심한 내홍에 직면하기도 했다.

한국당은 9월 국정감사를 기점으로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 등 경제 실정,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전격 경질과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당시 후보자의 인사청문 과정에서 드러난 각종 의혹 등 인사문제, 심재철 한국당 의원에 의해 촉발된 ‘비공개 정부 예산정보’ 논란 등을 놓고 전방위적 공세를 벌였다.

그러나 역시 여론을 환기하는 데는 한계를 보였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이 또한 국감 기간인 9월18일부터 20일까지 3일간 평양에서 열린 3차 남북정상회담으로 평화 분위기가 재확산되면서 다른 이슈들은 뒷전으로 밀려난 것이 주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당이 올 하반기 반전의 기회를 잡게 된 것은 국감 막바지 터진 서울교통공사 등 ‘공공기관 채용비리’의혹이 제기되면서다.

이 또한 초반만 하더라도 흐지부지 되는 양상을 보였지만 연이은 추가 의혹 제기와 바른미래당 등 야권 공조체제 구축으로 불씨를 살려 국정조사 실시 합의까지 이끌어 낸 상황이다.

무엇보다 이 달 중순 불거진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사찰, 정권실세 비위 첩보 묵살 의혹이 올 한해 한국당의 최대 호재로 지목됐다.

공공기관 채용비리 의혹은 청년층이 가장 민감해하는 ‘취업’ 문제와 ‘권력층의 특혜’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특감반 의혹은 전인 보수 정권에서 가장 큰 파문 중 하나였던 ‘블랙리스트’, ‘불법 민간 사찰’과 유사하단 점에서 적지 않은 파급력을 지녔다는 평이 나온다.

이에 한국당은 내년 초 열릴 것으로 보이는 공공기관 채용비리 국정조사에 주력하는 한편, 특감반 의혹 공세를 지속하면서 새해 정국 주도권 탈환에 나서겠다는 심산이다. 한국당은 이와 함께 문재인 대통령에게 ‘긴급재정명령’ 발동을 촉구하는 등 경제문제 공세도 계속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한국당이 공세를 통해 정부·여당의 철벽 지지율을 균열내는 데는 일정 정도 성공했지만 상당부분 정부의 논란 자초에 따라 ‘반사효과’를 얻은 측면이 있으며, 근본적으로 이탈층을 다시 한국당으로 끌어오기 위해선 비판을 넘어 보수와 중도층의 공감과 지지를 얻을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 쇄신과 인재영입을 통해 당의 노선과 얼굴도 새롭게 바꿔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이 때문에 내년 2월 열리는 전당대회의 구도와 결과가 한국당의 기사회생 여부를 가를 중대 분수령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뉴스1과 통화에서 “한국당이 그동안 의기소침하고 지리멸렬하던 보수 유권자들이 희망과 기대를 가질 수 있는 세력으로 거듭나야 한다”면서 “특히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전대에서 어떤 리더십을 창출하느냐. 어떤 새로운 틀을 만드냐가 한국당이 전열을 가다듬고 반등의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전기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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