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이 올해도 문재인 정부를 상대로 ‘촛불 청구서’를 들이밀고 강력한 대(對)정부 투쟁을 전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현재 불참하고 있는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 들어갈지는 이달 28일 열리는 정기 대의원대회에서 결정하기로 했다.
김명환 민노총 위원장은 2일 신년사를 통해 “촛불항쟁 계승자임을 자임한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제대로 시작하기도 전에 방향을 바꾸려 한다”며 “저는 문재인 정부를 믿지도, 의지하지도 않는다. 올해는 촛불 주역과 적폐세력 간 건곤일척 싸움이 벌어질 것이고, 우리는 기꺼이 투쟁으로 맞서겠다”고 밝혔다.
이어 김 위원장은 “최저임금 속도조절론을 유포하는 정부와 관련 제도를 개악(改惡)하려는 모든 시도에 맞서 단호히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경사노위가 논의 중인 탄력근로제 확대를 두고는 “개악 저지 투쟁을 바로 조직하겠다”고 말했다. 탄력근로제는 작업량에 따라 일하는 시간을 늘리거나 줄여 주당 평균 근로시간을 법에 맞추는 제도다. 김 위원장은 “탄력근로제 개악 시도를 저임금, 장시간 노동의 모순을 폭로하는 계기로 바꿔내겠다”며 “250만 특수고용노동자의 노조할 권리를 쟁취해 19세기에 머물러 있는 한국 사회의 노동시계를 21세기, 2019년에 맞춰 바로잡겠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올해 민노총의 4대 핵심 목표로 △노조 권리 확대 △비정규직 철폐 및 최저임금 1만 원 조기 실현 △사회공공성 투쟁 확대 △산업정책 전면 전환을 제시했다. 그는 “아직도 평화와 통일을 가로막고 있는 국가보안법, 주한미군 등 분단적폐 청산 투쟁도 적극 벌여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경제, 사회 분야는 물론이고 안보 분야까지 국가의 모든 정책에 개입하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김 위원장은 “이런 과제를 관철하기 위해 정부를 비판하는 것만으로 충분치 않고, 그들과 교섭하고 협의하는 틀을 만들어야 한다”며 “평론보다 강력한 비판과 투쟁이, 방관보다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사노위 참여를 우회적으로 내비친 셈이다.
김 위원장은 28일 대의원대회에서 경사노위 참여를 관철할 계획이지만 강경파의 반대가 여전해 결과를 장담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