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새해 첫 각료회의에서 공개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는 북미 간 판문점 접촉을 통해 받은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이날 미 정부 당국자를 인용, “이런 친서는 대개 북미 양측의 외교관들이 한반도의 비무장지대(판문점)에서 만났을 때 전달된다”며 “미국 측에선 해리 해리스 주한대사나 부대사가 친서를 접수하게 된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2019년 첫 각료회의를 주재하면서 “김 위원장으로부터 막 훌륭한 편지(great letter)를 받았다”면서 “이 편지를 본 사람들은 ‘이런 걸 한 번도 써본 적이 없다’고 했다. 우린 정말 아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찬사를 보냈다.
특히 그는 “김 위원장과의 회담을 고대한다. 우린 너무 멀지 않은 시점에 만나게 될 것”이라며 제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의사를 거듭 밝히기도 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각료회의에서 공개한 김 위원장의 친서는 국문본과 영문본 등 모두 2장이며, 트럼프 대통령을 “각하(Your Excellency)”라고 지칭하는 표현이 등장한다.
김 위원장은 또 친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정열적이고 비범한 노력(energetic and extraordinary efforts)”과 양자관계의 “획기적 진전(epochal progress)”을 극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직 미 정부 당국자들은 이 같은 김 위원장의 친서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개인적 신뢰나 북미관계의 진전으로 해석하는 건 “난센스”(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차관보)란 반응을 보이고 있는 상황.
조지 W. 부시, 버락 오바마 등 전직 대통령들도 과거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김정은 위원장의 부친)에게 친서를 쓴 적이 있으나, 그 효과는 제한적이었다는 게 힐 전 차관보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미 군축협회(ACA)의 대릴 킴벌 소장은 “정상들 간의 개인적 교감은 힘든 협상의 장애물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결국 중요한 건 정상들의 결정과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WP는 “백악관에선 지난해 첫 북미정상회담이 무산 위기에 놓였을 당시 김 위원장이 미국을 방문한 김영철 조선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통해 보내 보낸 친서가 ‘돌파구’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작년 6월 싱가포르에서 열린 첫 북미정상회담 이후 김 위원장으로부터 받은 친서에 답장을 쓴 적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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