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길 북한 주이탈리아 대사대리가 미국 망명을 희망한다는 보도에 대해 미 국무부가 사실 확인을 해주지 않고 있다. 실제 조성길 대사대리가 미국행을 원한다고 해도 실제 망명까지는 오랜 기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5일 자유아시아방송(RFA)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4일(현지시간) 조 대사대리의 미국 망명 신청 여부에 대해 “신변 안전이나 재산 보호, 국가 안보에 필수적인 것으로 판단되는 사건과 쟁점에 대한 언론과의 소통을 제한하는 내부 지침에 따라 답변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도 현지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조 대사대리가 미국 망명을 원하고 있으며, 현재 이탈리아 정보 당국의 보호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만약 조 대사대리가 미국 망명을 신청한 것이 사실이라면, 미 정부가 망명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승인을 받고 실제 미국 땅을 밟기까지는 상당 기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의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RFA와 인터뷰에서 “망명 문제는 인권 문제인 만큼 미국 정부가 조 대리대사의 망명 신청을 거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힐 전 차관보는 “북한 관료인 조 대리대사의 경우 미국에서 그를 받아주기 전에 그에 대해 알고 싶은 것이 많을 것”이라며 “그가 망명을 위한 인터뷰를 하는데 까지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힐 전 차관보는 “본국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미국행을 택하는 망명 신청자들에 대해 미국 내 회의론이 짙은 분위기”라며 “조 대리대사의 망명 배경과 진정한 의도를 파악하는 데까지 긴 시간과 많은 절차가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 대리대사가 일반 탈북민과 달리 북한 정권과 깊숙이 연계된 인물이기 때문에 망명 심사가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더욱이 향후 남북관계, 북미 관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힐 전 차관보는 이번 조 대리대사의 잠적 및 망명설이 북미 또는 남북회담에 직접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남북, 북·미 간 회담이 조율되는 과정에서 민감한 사안으로 떠오를 수는 있다”고 힐 전 차관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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