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88)이 7일 사자(死者) 명예훼손사건 두 번째 공판에 독감을 이유로 또 불출석 의사를 밝힌 가운데, 그의 측근 민정기 전 청와대 비서관은 “하루에 10번도 넘게 이를 닦는다”라고 전 전 대통령의 근황을 전했다.
이날 한겨레신문에 따르면, 민정기 전 비서관은 “알츠하이머의 상태가 호전되는 경우는 없고 진행을 늦출 순 있지만, 상태는 계속 나빠지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전 전 대통령은 이날 민주화운동 희생자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사자명예훼손)로 광주지법에서 재판을 받을 예정이었으나, 전 전 대통령 측은 독감 때문에 출석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 전 대통령의 법률 대리인인 정주교 변호사는 “독감으로 열이 39도까지 올라 외출이 불가능하다. 제가 법정에 출석해 독감 진단서를 제출하고 재판부에 다시 사정을 설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전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27일 예정됐던 첫 공판에선 알츠하이머를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민 전 비서관은 매체에 “전 전 대통령은 방금 한 일도 기억이 안 되는 상태로 하루에 10번도 넘게 이를 닦고 그런다”라며 “거기(법정)에 왜 나가는지를 설명해도 상황 파악을 못하고 정상적인 진술을 할 수 없다. 알아들어도 2~3분이 지나면 까먹어서 기억을 못하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국민 10명 중 6명이 전 전 대통령의 국립묘지 안장을 반대하는 것과 관련해선 “그 문제는 우리 관심 사항이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민 전 비서관은 “전 전 대통령은 ‘내가 세상을 떠나게 되면 북녘땅이 내려다보이는 전방 고지에 묻어달라. 거기에서 남북 통일이 되는 걸 지켜보겠다’고 회고록에 이미 밝혔다”라며 “돌아가시기 전에 통일이 되면 좋겠지만 ‘안 되면 내가 죽어서라도 그걸 지켜보겠다’고 해서 ‘북녘땅이 내려다보이는 전방 고지에 나를 묻어달라, 뼈를 묻어달라’고 말했다”라고 했다.
한편 여론조사 기관 리얼미터는 CBS의뢰로 전 전 대통령의 국립묘지 안장에 대한 국민여론을 조사한 결과, ‘법 개정을 해서라도 국립묘지 안장을 막아야 한다’는 반대 입장이 61.5%로 집계됐다고 7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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