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달력 보면 특별히 기념한다는 징후 없어”
젊은 나이·어머니 출신·정상국가 이미지 등 고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8일 35번째 생일을 맞는다. 북한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김 위원장 생일을 명절이 아닌 평일로 ‘조용히’ 치를 전망이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7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의 새해 달력을 보면 금년에도 예년과 똑같이 1월8일을 특별히 기념한다는 징후는 없다”며 “관련 동향을 계속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은 김 위원장의 생일에 별다른 공식 행사를 개최하지 않아왔다. 이는 김일성 주석의 생일(4월15일·태양절)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2월16일·광명성절)을 국가명절로 지정하고 중앙보고대회 등을 개최하며 떠들석하게 기리는 것과 대조적이다.
김정은 위원장의 생일이 북한 매체에 등장한 것도 불과 5년 전이다. 그의 생일은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014년 1월9일 김 위원장이 8일 생일을 맞아 미국 프로농구(NBA) 출신 스타 데니스 로드먼과 친선 농구경기를 관람했다고 보도하면서 공식 확인됐다.
로드먼은 친선 경기 당시 김 위원장에게 영어로 생일축하 노래를 부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김 위원장의 생일을 공휴일로 지정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선 여러 추측이 존재한다. 그중 하나는 김 위원장이 아직 어리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김일성 주석의 생일은 그가 62세가 되던 1974년에, 김정일 위원장의 생일은 그가 40세가 되던 1980년에 공휴일로 지정됐다. 김정은 위원장은 올해 만 35세로 그보다 어리다(통일부 발간 ‘북한 주요인물 정보 2019’).
김 위원장의 어머니 고용희씨(김정일 위원장의 셋째부인)가 북한에서 출신성분이 좋지 않다고 평가되는 ‘재일 교포’인 점이 영향을 미친 것이란 추측도 있다. 김 위원장을 우상화하려면 모친 고용희씨도 함께 우상화해야 하는데 그러기엔 아직 정치적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노골적인 우상화가 김 위원장이 대외적으로 정상국가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을 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일각에서는 최근 북미관계에 관한 긍정적인 메시지를 발신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생일 축전을 보내거나 SNS로 축하 메시지를 전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라울 카스트로 쿠바 공산당 제1서기,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 등 우방국 정상들의 생일에 축전을 보내왔다. 이들 국가도 김 위원장의 생일에 축전을 보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북한 매체가 이를 보도한 적은 없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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