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리용호 등 동행…북미 협상 협의 관측
시진핑 답방 무산된 가운데 또 방중…“실리적 목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7일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전격 방중한 목적에 관심이 집중된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8일 “김 위원장이 시진핑 동지의 초청에 의해 주체 108(2019)년 1월 7일부터 10일까지 중화인민공화국을 방문하시게 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의 방중은 지난해 3차례에 이어 4번째다. 북미가 2차 정상회담 개최를 타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4차 북중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의제가 주목된다.
2차 북미정상회담이 이른 시일 내에 열릴 것이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연일 이어진 가운데 대미 협상을 총괄하고 있는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동행했다는 점에서 향후 미국과의 대화 일정 및 전략 등에 대한 협의가 이뤄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4·27 남북정상회담 한 달 전인 3월 극비리에 방중에 1차 북중정상회담을 개최한 데 이어 6·12 북미정상회담 전 5,6월 각각 다롄과 베이징에서 2·3차 북중정상회담을 실시한 바 있다.
북미정상회담의 일정과 윤곽이 잡혀갈 때쯤 중국을 방문하는 그간의 패턴으로 볼 때 이번 4차 방중 역시 2차 북미정상회담의 시기와 장소가 어느정도 윤곽이 나온 상황에서 의제를 상의하고 그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을 설명하기 위한 목적으로 분석된다.
방중수행단에 김영철 외 6·12 싱가포르 북미회담 수행원이었던 리수용, 리용호, 노광철 등 현재 북미관계와 핵협상을 주도하는 인물로 구성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4차 북중정상회담 의제과 관련, “북미 정상회담이 곧 개최될 수 있다는 예고편 혹은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강조한 ‘새로운 길’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2가지 가능성이 있다”며 “제재 압박을 받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미국과 화해를 하든지 중국과 새로운 길을 가든지 결단을 내려야한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대북제재 완화 문제에서 중국과 공조를 본격화하려는 행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 경우 김 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러시아와도 논의를 개시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앞서 신년사에서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다자협상”을 제안한 것을 들어 시 주석과 이번 회담에서 이 문제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중국은 그간 자신들이 한반도 문제 당사국임을 강조하면서 평화체제 구축 논의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해왔다. 김 위원장의 다자협상 제안은 사실상 중국의 참여를 공식화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다만 북미 교착 상황에서 중국과의 밀착을 과시함으로써 미국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앞선 2,3차 방중과 달리 이번 4차에는 대미 압박보단 실리적 목적이 더 크다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해 김 위원장이 3차례나 방중했음에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평양 답방이 결국 이뤄지지 못한 상황에서 또다시 중국을 방문하는 것은 그간 주동성을 강조해온 북한 입장에서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라는 것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현 시점에서 중국을 뒷배경으로 활용하는 것은 북한에게 크게 메리트가 없다”며 “김 위원이 체면을 무릅쓰고 가는 것은 북미회담에 필요하다기보다 자신이 국가를 비우는 상황에서의 안전보장 등 실리적 목적이 더 크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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