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가진 취임 후 두 번째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원팀(One team), 경제, 평화’라는 집권 3년차 국정운영 키워드를 제시했다.
이는 앞으로 자신과 ‘뜻이 통하는’ 인사들과의 교감을 통해 그동안 부진했던 경제분야는 물론, 북미협상의 답보상태로 제자리걸음을 걸었던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진전을 꾀하겠다는 구상으로 읽힌다. 측근들과의 허물없는 논의를 통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가시적 국정운영 성과’를 내기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는 뜻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8일부터 9일까지 이틀에 걸쳐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신지연 제2부속비서관 등 ‘2기 청와대’ 인사를 단행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본관에서 신년 기자회견문(신년사)을 낭독한 후 영빈관으로 자리를 옮겨 출입기자들과 질의응답을 가졌다. 문 대통령은 다양한 질의들 중에서도 특히 인사 관련 질문에 있어 ‘모두가 친문(親문재인)이자 원팀’이라고 규정하며 참모진 간 국정운영 기조가 충분히 공유된 ‘단합된 분위기’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조만간 개각이 예상되는 가운데 경제분야에 있어 ‘문 대통령과 생각이 다소 다르거나 당적이 다르다 할지라도 ’솔직한 고언‘을 할 수 있는 사람을 등용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가 결정됐는데도 그와 다른 개인적 생각을 주장하는 분이라면 원팀으로서 활동하기는 어려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탕평, 이런 것과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이외에 ‘노 실장 등을 인선하며 이들에게 미션을 준 게 있느냐’는 질문과 관련해 답하면서는 “노 실장 등의 인사에 ‘친문을 강화했다’는 언론 평가는 조금 안타깝다”며 “청와대는 다 대통령의 비서들이기 때문에 친문이 아닌 사람이 없다. 그런데 더 친문으로 바뀌었다고 하면 물러난 임종석 실장이 아주 크게 섭섭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서도 언론을 향해 정부와 ‘한 팀’이 돼 달라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언론과 정부는 서있는 위치는 다르지만 더 나은 대한민국,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함께 잘사는 혁신적 포용국가, 이런 목적을 향해 가는 면에선 서로 같다고 생각한다”며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한 ‘한 팀’이라는 생각을 늘 해주시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또 다른 국정운영 키워드는 ‘경제’였다. 올해 신년 초부터 경제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혁신적 포용국가’를 설명하고 필요성을 강조하는 데 신년사의 대부분을 할애했다. 문 대통령은 “경제정책의 변화는 분명 두려운 일이다. 시간이 걸리고 논란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반드시 가야할 길”이라며 “부족한 부분을 충분히 보완하면서 반드시 ‘혁신적 포용국가’를 이루어내겠다”고 말했다.
이날 신년사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가 ‘경제’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신년사에서 ‘경제’를 9번 언급했지만 올해 신년사에는 35번이나 이 단어를 담았다.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임기동안 가장 힘들고 아쉬웠던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고 “고용지표가 부진했다, 국민들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이 가장 아쉽고 아픈 점이었다”고 답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집권 초부터 추진해온 ‘한반도 평화’ 작업이 지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답방은 한반도 평화를 다지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면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약속이 지켜지고 평화가 완전히 제도화될 때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김 위원장이 앞서 보내온 친서에 최근 답신을 보냈다면서 “친서들을 통해 새해에도 남북정상 간 보다 더 자주 만나게 되고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비핵화에 있어서도 더 큰 폭의 더 속도있는 진전을 이루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앞으로도 현 정부의 ‘도덕성’을 의심하지 않아도 된다는 대국민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권력기관에서 과거처럼 국민을 크게 실망시키는 일이 지금까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며 “우리 정부는 지난 정부의 일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잘못된 과거로 회귀하는 일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질의응답 과정에서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이었던 김태우 검찰 수사관이 끊임없이 청와대의 ‘민간인 사찰’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질문이 나오자 “자신(김 수사관)이 한 행위를 놓고 시비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며 단호히 선을 그었다.
문 대통령은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청와대의 ‘민간기업 인사개입’ 의혹 등을 폭로한 것에 대해서도 “최종적 정책 결정권한은 대통령에게 있다. 대통령이 최종적인 결정을 하라고 국민들이 대통령을 직접 선거한 것인데, 이런 과정에 대해 신 전 사무관이 잘 이해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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