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1일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를 겨냥 “올해 첫 국무회의에서 소위 ‘가짜뉴스’ 이야기가 나왔다고 한다”며 “남 탓 할 일이 아니다. 대통령과 청와대는 스스로 가짜뉴스의 진원지가 아닌지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정말 청와대 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라면서 “청와대에서 참모들이 대통령에게 제대로 보고하고 있는건지, ‘맛있는’ 정보만 골라서 보고하는건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전날 문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을 거론 “‘현장과는 괴리 컸던 대통령의 경제해법’, ‘유리한 데이터만 제시’, ‘대책 없이 희망적 전망만’, ‘고용상황 인식도 현실과 달라’, ‘아쉬움과 실망 안겨 준 신년 회견’. 어제 있었던 대통령의 연두기자회견에 대한 언론들의 반응이다”라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청와대의 정책관련 보고는 대체로 냉정하다. ‘건강한’ 청와대라면 말이다”며 “특히 지표와 데이터 같은 것은 더욱 그렇다. 대통령이 상황을 올바르게 파악하기 위해, 지표와 데이터는 반드시 필요한 수준까지 정확하고 상세하게 보고하도록 돼있다. 대통령과 고위참모들이 그렇게 요구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어제 기자회견을 보면서 지금 청와대는 그런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작은 예를 들어보면, 1주일에 36시간 이상 근무하는 일자리가 72만개 줄어든 상황인데 매년 증가해 온 상용직 일자리가 예년만큼 늘어났다는 통계만 갖고 ‘일자리의 질이 개선되고 있다’고 했다”며 “또 공공기관들이 돈을 풀어 단기 일자리를 마구잡이로 만들고 있는 상황을 놓고서 ‘청년고용이 늘고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더 큰 문제들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다”며 “지금 세계경제가 심각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이에 대한 제대로 된 언급은 한마디도 없다. 기업투자와 혁신성장을 가로막고 있는 노조 문제에 대해서도 강력한 노동개혁을 역설해야 할 대목에서 ‘노조의 양보가 필요하다’는 의례적인 한마디로 지나쳐 버렸다. 이러니까 현장과 동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올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또 “같은 맥락의 이야기인데 청와대가 제대로 설명을 하지 않아서 국민이 궁금해 하는 일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대통령의 체코 방문, 김태우 수사관의 폭로, 신재민 전 사무관의 양심선언 등 많은 사안들이 그렇다”며 “그러다보니 온갖 뉴스 아닌 뉴스가 돌아다니게 된다. 상상의 이야기들을 펼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육군참모총장과 청와대 행정관의 만남만 해도 그렇다”며 “참모총장이 그런 일을 하는 자리인가. 저도 청와대 근무를 해 봤지만 장관급 인사가 인사제도와 프로세스 등을 청와대 행정관에게 개별적으로 설명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청와대 내에서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을까. 사람이라면 여러 가지 상상을 해 보지 않겠나. 그리고 그 상상한 것을 누구에겐가 이야기하고 싶어지지 않겠나”라며 “또 이걸 들은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고 싶어질 것이다. 그렇게 ‘가짜뉴스’가 퍼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면서 “정부에 계신 분들이 듣기 싫어할 이야기겠지만, 80년대 5공화국 정부가 수시로 내린 조치가 ‘유언비어 엄단’이었다”며 “일종의 자기모순이다. 본인들이 그 유언비어의 진원지라는걸 모르고 내린 조치였기 때문”이라고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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