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20일 동해상에서 우리 해군 함정(광개토대왕함)이 자국 초계기에 사격통제레이더를 조사(照射·겨냥해 비춤)했다고 주장하는 일본이 핵심 증거인 레이더 정보 공개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에 따르면 1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한일 군 당국 간 실무회의에서 우리 군은 일본에 초계기가 탐지한 레이더 주파수 기록 공개를 요구했다. 레이더 주파수 기록은 우리 함정의 레이더 조사 여부를 규명할 결정적 근거다. 하지만 일본은 이를 거부한 채 초계기의 레이더 정보 일부와 광개토대왕함의 레이더 정보체계 전체를 맞교환할 것을 제안했다고 한다. 군 소식통은 “우리 함정의 레이더 체계를 통째로 달라는 건데 터무니없는 요구”라며 “일본의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또 우리 군은 당시 일본 초계기가 우리 함정에 저공 위협 비행을 한 것에 대해 공식 사과와 재발 방지를 요구했지만 일본은 국제법상 문제가 없다는 주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양측이 시종일관 팽팽한 분위기에서 이견을 확인하는 데 그쳤다”며 “조만간 추가 실무회의를 열어 주요 쟁점 사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양측은 협의 직후 각자 보도문을 작성해 발표했다. 이날 협의에 우리는 부석종 합동참모본부 군사지원본부장(해군 중장)과 이원익 국방부 국제정책관이, 일본은 히키타 아쓰시(引田淳) 통합막료부 운용부장(항공자위대 중장급)과 이시카와 다케시(石川武) 방위성 방위정책국장이 각각 대표로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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