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청와대서 미팅 이후 4대그룹 총수 등과 영빈관 산책
김수현 靑정책실장 “삼성, LG는 미세먼지 연구소도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5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삼성의 주요 공장과 연구소 등 사업장을 방문해달라고 정식 요청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얼마든지 가겠다”며 적극적으로 화답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2시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 초청으로 열린 ‘2019 기업인과의 대화’를 마친 뒤 주요 기업인들과 영빈관부터 소정원, 녹지원까지 걷는 25분가량 산책을 즐겼다.
이 자리에는 문 대통령 외에도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이 동행했고 기업인 중에서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방준혁 넷마블 의장,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등이 참석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25분 가량의 산책에서 이 부회장은 문 대통령에게 공장 방문을 정식으로 요청했다. 그는 “지난번에 인도 공장에도 와주셨지만 저희 공장이나 연구소에 한번 와주십시오”라고 정중히 말했다. 앞서 이 부회장과 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인도 뉴델리 인근 노이다공단에서 열린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신공장 준공식에서 만난 바 있다.
이 부회장의 요청에 문 대통령은 “얼마든지 가겠다”면서 “삼성이 대규모 투자를 해서 공장을 짓는다거나 연구소를 만든다면 언제든지 가죠”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적극적’ 자세는 올들어 재계와의 스킨십을 강화하는 정부의 소통정책에서도 감지된다. 지난 10일에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을 방문해 이 부회장과 함께 5세대(5G) 이동통신 네트워크 장비 생산라인 등을 점검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최근 언론 보도와 전문기관에서 잇따라 제기되고 있는 반도체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도 전했다. 문 대통령은 “요즘 반도체 경기가 안 좋다는 데 어떻냐”고 했고, 이 부회장은 “좋지는 않지만 이제 진짜 실력이 나오는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이날 문 대통령과 기업인 대화에서는 사흘째 전국을 뒤덮으며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 미세먼지도 언급됐다. 먼저 화두를 던진 인물은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이다.
김 실장은 공식 기업인과의 대화 행사가 끝난 뒤 기업인 8명과 산책 도중 “삼성, LG는 미세먼지 연구소가 있답니다”라고 문 대통령에게 설명했다.
그러자 이재용 부회장은 “공부를 더 해서 말씀드리겠다”면서 “에어컨, 공기청정기 등 (가전제품) 때문에 연구소를 세웠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일 조직개편을 통해 선행기술과 융복합 연구를 담당하는 종합기술원 산하에 미세먼지 연구소를 세웠다. 연구소장은 미국 프린스턴대 전기공학 박사 출신 황성우 종합기술원 부원장(부사장)이 맡는다.
이 부회장은 산책에 동참한 LG그룹 총수인 구광모 회장을 향해서도 “미세먼지 연구소는 LG가 먼저 시작하지 않았냐”고 화두를 던졌다. 그러자 구 회장은 “그렇습니다”라며 “공기청정기 등을 연구하느라 만들었다”고 답했다.
이날 4대그룹 총수와 주요 기업인 등 9명은 영빈관에서부터 본관, 불로문, 소정원을 거쳐 녹지원까지 25분 가량 문 대통령과 산책을 즐겼다. 산책을 마친 이후 이들 기업인 9명은 함께 전세버스(5호차)를 타고 경복궁 주차장에 도착해 각자 해산했다. 주차장이 복잡한 탓에 버스에서 10여분간 대기하는 동안 이 부회장과 방준혁 넷마블 의장, 구광모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이 밝은 표정으로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눈에 띄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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