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파견 부장판사를 의원실로 불러 지인 아들의 강제추행 미수혐의를 공연음란죄로 바꿔 형량을 낮춰달라고 청탁한 의혹을 받는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중랑구갑·재선)은 자신의 딸을 의원실 인턴으로 채용해 논란을 일으킨 전력이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희망캠프 유세본부 본부장 등을 거쳐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으로 첫 금뱃지를 단 서영교 의원은 2014년 딸을 의원실 인턴으로 채용하고, 인턴 경력을 법학전문대학원 입학 서류에 적시했다는 의혹 등이 뒤늦게 불거져 2016년 민주당에서 탈당했다.
딸을 인턴으로 채용한 사실을 인정한 서영교 의원은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국회의원이라는 자리가 얼마나 무겁고 조심해야 하는 자리인지 다시 깨달았다”면서 “제 생명과도 같은 민주당에 부담을 덜어 드리기 위해 당을 떠나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소식을 접한 사법시험 존치를 위한 고시생 모임은 그해 6월 “서영교 의원의 딸이 인턴 비서로 일할 때 월급을 후원회에 기부하면서 후원금이 500만 원을 넘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서 의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후 검찰로부터 관련 의혹에 대해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은 서영교 의원은 2017년 9월 민주당에 복당했다. 서 의원은 당시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의혹이) 사실이 아니더라도 제가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당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해 떠났다”면서 “많이 단단해졌고 야물어졌다”고 복당 소감을 전했다.
그러나 서영교 의원의 과거 행적은 다시 한 번 서 의원의 발목을 잡았다. 15일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에 따르면 여야 의원들의 재판 민원을 받고 재판에 개입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를 받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60·수감 중)은 2015년 5월 서 의원으로부터 “지인의 아들이 재판을 받고 있는 형사사건의 죄명을 강제추행미수에서 공연음란으로 바꾸고, 벌금형으로 선처해 달라”는 청탁을 받았다고 한다.
청탁을 받은 임종헌 전 차장은 서울북부지법원장을 통해 담당 판사에게 선처를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임 전 차장은 법원행정처 기획총괄심의관을 통해 담당 판사의 재정합의부장에게도 청탁을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 결과 죄명은 변경되지 않았지만 서 의원 지인의 아들은 벌금 500만 원을 선고 받았다. 서영교 의원은 “죄명을 바꿔달라고 한 적이 없다. 벌금을 깎아 달라고 한 적도 없다”며 검찰의 발표를 부인했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16일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 직후 서영교 의원에 관해 묻는 기자들에게 “당 사무처에 파악해보라고 지시했다”며 “결과를 보고 조처를 하겠다”고 밝혔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사실관계를 확인해 본인의 소명도 듣고 관련된 사람이나 기관과 할 수 있는 대로 조사해 결과를 놓고 지도부가 함께 논의해서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딸 문제로 탈당 후 복당이라는 우여곡절을 겪은 서 의원이 두 번째 정치적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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