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최고위급 인사, 첫 직항편 방문…김성혜·최강일 동행
18일 폼페이오와 회담 후 백악관行 전망…백악관 만찬에도 관심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미 국적 항공사인 유나이티드 항공편으로 17일(이하 현지시간) 오후 6시37분쯤 워싱턴 덜레스공항에 도착했다.
북한의 최고위급 인사가 직항편으로 워싱턴을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김 부위원장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지만 향후 일정과 동선은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2000년 10월 조명록 당시 인민군 차수는 샌프란시스코를 거쳐 워싱턴에 들어갔다. 김 부위원장은 지난해엔 뉴욕에 도착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회담 및 만찬 회동 뒤 6월 1일 오후 차량으로 워싱턴으로 이동, 백악관을 방문했다.
김 부위원장은 17일 오후 6시22분쯤 경유지인 베이징 서우두공항에서 김성혜 노동당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전략실장, 최강일 외무성 북미국장 대행 등과 함께 ‘미국의 심장’ 워싱턴D.C를 향해 출발했다.
이날 워싱턴 공항에선 김 부위원장 영접을 나온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모습이 일부 취재진에 포착됐다. 비건 대표는 북미 간 비핵화 실무 협상 담당자다.
이날 NK뉴스는 김 부위원장의 워싱턴 일정에선 9명의 대표단이 동행하며, 이중에는 박성일 주유엔 북한대표부 차석대사가 포함될 것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박 차석대사는 미 당국으로부터 특별 승인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북한은 외교 관계를 맺고 있지 않아 북한 외교관들의 이동은 제한된다. 대표부 건물과 유엔본부 반경 약 40km를 벗어날 수 없다. 이외 지역을 가기 위해선 일일이 미 국무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김 부위원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의 회담은 18일 오전에 잡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회담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오후에는 백악관을 방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고 면담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김 부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 간 회담에서 비핵화와 관련해 세부적인 논의는 진행되지 않고, 2차 정상회담 개최에 초점을 맞출 것이란 진단도 나오고 있다.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담판을 짓는 ‘톱다운’ 방식을 선호해왔다.
또 이번 방문에서 첫날에는 폼페이오 장관과의 만찬, 둘째 날에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찬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앞서 지난해 5월 말 김 부위원장이 뉴욕을 방문했을 때에는 뉴욕 맨해튼에 있는 미 정부 시설 코린티안 콘도미니엄 만찬장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창문 밖 풍경을 쳐다보고 있는 사진이 공개돼 화제가 됐다.
당시 미 국무부 고위 관리는 브리핑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밝은 미래에 관한 생각들, 이런 이야길 많이 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리는 “흥미로운 것은 장관이 스카이라인을 바라보는 사진이 있는데 ‘여기가 뉴욕이다. 랜드마크들을 보라’라는 생각으로 손짓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 뒤 만찬이 이뤄지면 어떤 음식이 나올지도 관심사다.
현재 미 연방정부는 사상 최장기간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상태이기 때문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35년만에 2차 전국대회 우승을 차지한 클렘슨 타이거스 풋볼팀 선수들을 지난 14일 백악관에 초대했을 때엔 맥도날드와 웬디스 햄버거, 그리고 피자 등이 제공됐다.
로이터와 USA투데이 등에 따르면 정확한 비용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직접 사비를 지불해 햄버거 등을 주문했다.
한편 김 부위원장은 2박3일 일정으로 미국을 찾았으며, 18일 오후 경유지인 베이징으로 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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