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손혜원 의원에 대해 여권 내부에서도 비판적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손 의원 옹호 발언이 다수였던 당초 분위기와 다소 결이 다른 모양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22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회의 모두발언에서 “요즘 목포 근대 역사문화공원 조성, 도시재생사업과 관련된 걱정들이 나오고 있어서 이 문제에 관한 기본적인 생각을 말씀드리겠다”며 손 의원 논란 관련 3대 처리 방향을 제시했다.
이 총리는 우선 “여러 의문이 제기되고 고발도 접수돼 있으므로 잘못이 확인되면 법대로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도시재생사업과 근대역사문화공원 조성사업은 예정대로 진행할 것“이라며 ”부동산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는 일이 없도록 투기를 차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여러가지 문제가 나오고 있습니다만 정부여당이 국민 앞에서 겸허해져야겠다는 다짐을 함께 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당정청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손 의원 발언 배경에 대해 ”오후에 제가 목포를 가게 돼 있다. 원래 목포 방문이 예정돼 있기 때문에 거기 가서 얘기 하는 것 보다는 여기서부터 얘기하는 것이 괜찮다 싶어서 말했다“고 했다.
검사 출신인 금태섭 의원은 전날 여당 의원 중 처음으로 공개 비판에 나섰다.
그는 MBC ‘뉴스외전’에 출연해 ”자기 이해관계가 있는데 정책을 추진해선 안 된다“면서 ”손 의원이 (목포와 관련된) 문화재 지정을 위해 국회에서 발언하는 가운데 (목포에 있는) 부동산을 구입했으니 이익충돌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이어 ”최근 보도에서 나전칠기 작품의 경우 판권이 문제가 되니 손 의원 쪽에서는 ‘기획이나 디자인을 내가 해서 내 작품인 면도 있다’고 주장했는데 그것을 국립박물관에 구입하란 발언을 했다“며 ”그러면 이익충돌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 의원은 22일 뉴시스와 통화에서도 ”손 의원 사례는 이해 충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전형적인 사례다. 그 부분에 대해 손 의원이 분명한 입장을 말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는 민주당의 당초 전반적인 기조와 다른 흐름이다. 민주당은 지난 17일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투기 목적이 없었다’는 손 의원의 해명을 수용해 보직 사보임도 하지 않았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20일 손 의원의 민주당 탈당 기자회견에 동석하는 등 지원사격에 나서기도 했다.
원내대표를 맡았던 우상호 의원, 문재인 대통령 영입인사인 표창원 의원, 민주당 소속 대권 후보군인 박원순 서울시장 등은 언론인터뷰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손 의원의 투기와 이해 충돌 논란을 공개적으로 일축하며 힘을 보탰다. 손 의원의 도시재생 의지를 믿어야 한다는 논리였다.
한편, 손 의원은 SNS를 중심으로 해명과 반박을 이어가고 있다. 손 의원은 이날 SNS에 금 의원의 발언을 조목조목 해명한 뒤 ”자초지종 다시 알아보고 제게 정중하게 사과하기를 바란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그는 이해충돌 지적의 반박 논리로 도시재생도 강조하고 있다. 그는 ”김대중 대통령이 귀국해 목포를 방문했을 때 이후 요즘 목포에 사람이 가장 많이 온다고 한다“며 ”언론이 이렇게만 일하면 전국 지방도시 다 살아난다. 그렇다면 도시마다 내가 가서 집들을 사들여야하나“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당정이 겸허해져야겠다’는 이 총리의 발언을 두고 ”국민 목소리를 수용해서 정책을 잘 집행해야 한다는 의미로 생각한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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