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2·27전당대회를 한달여 앞두고 당권 주자들이 ‘우후죽순’식으로 등장하고 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사실상 당권행보를 공식화하고 있는 가운데 당초 불출마 쪽으로 마음을 굳혔던 비박계 좌장 김무성 의원이나 공정한 전대를 관리해야 할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마저 당 일각의 부정적 시선에도 불구하고 전대 출마에 무게를 싣고 있다.
두 사람 마저 출마할 경우 한국당 당권주자들은 10명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최고위원직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이는 전무한 상황이다.
한국당의 차기 당대표는 2020년 4월 예정된 총선 공천권을 쥘 수 있으며 야권의 대선 주자로 가기 위한 발판으로도 유리하다. 한국당은 최근 논란이 된 지도체제 문제와 관련 당대표 1명에게 권한이 집중되는 단일성 지도체제를 다시 채택한 상황이다.
6선 중진으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무성 의원은 23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전당대회는 화합과 통합의 전당대회가 돼야 하는데 단일성 지도체제를 채택하며 이전투구(泥田鬪狗)로 갈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통합으로 가는데 역할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위기가 오면 (전당대회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의 이같은 발언은 조만간 출마선언을 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낳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전대 출마를 위한 명분을 찾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김 의원은 불과 한달 전만 해도 “이번 한번은 쉬겠다”며 전당대회 불출마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지난해 12월 7일 기자들과 만나 “저처럼 대통령을 잘못 모셨던 핵심들, 탈당했다가 복당했던 사람들 중 주동적 입장에 있던 사람들, 선거 참패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은 스스로 출마를 하지 않는 게 옳다”며 “그런 차원에서 이번 한번은 쉬는게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대를 공정하고 관리해야 하는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도 당대표 출마쪽으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의 미래와 관련해 제가 어떤 역할을 할수 있는지 내일 얘기를 하겠다”고 예고했다. 하지만 주변의 반대가 만만치 않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6·13지방선거 패장인 홍준표 전 대표도 사실상 출마쪽으로 마음을 굳힌 상태다. 홍 전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집안이 망해갈 때 혼자 살기 위해 가출해 버렸던 사람, 뒷방에 앉아 대통령 놀이를 즐겼던 사람이 집안이 살아날 기미가 보이자 이제야 들어와 안방을 차지하겠다고 한다”며 오세훈 전 시장과 황 전 총리를 동시 저격하며 차별화했다.
이런 가운데 3선의 안상수 의원과 재선의 김진태 의원이 이날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안 의원은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분들의 당대표 출마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른바 태극기세력의 지지를 받고 있는 김진태 의원은 “어떤 사람들은 황 전 총리가 나와서 김진태가 어떻게 당대표가 되겠나라고 하는데 황 전 총리는 황 전 총리고 김진태는 그냥 김진태”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심재철(5선)·정우택(4선)·정진석(4선)·주호영(4선)·조경태(4선)·김성태(3선) 의원 등이 출마를 저울질하거나 출마선언을 할 예정이다.
이런 가운데 황 전 총리 입당 전까지 유력한 당권주자로 거론됐던 김태호 전 경남지사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며 주자들 가운데 제일 먼저 불출마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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