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P-3 초계기의 저공비행 패턴에 대해 위협적인 의도가 명백하다고 우리 군 당국이 분석했다.
군 관계자는 23일 기자들과 만나 “일본 초계기의 의도성이 문제인데, 이번에는 근접 위협 비행을 하겠다는 명백한 의도가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대조영함은 이날 오전 10시50분께 이어도 서남쪽 96㎞지점에서 정상적인 작전활동을 수행하던 중 대공레이더로 일본 초계기를 최초 포착했다. 이 해역은 우리 측 배타적경제수역(EEZ)에 해당한다.
이어 P-3 초계기는 오후에 이어도 서남쪽 131㎞에 있던 대조영함 쪽으로 다가와 함정의 뒤를 위협적으로 통과했으며, 가장 근접했던 오후 2시3분께 거리는 불과 540m, 고도는 60~70m로 대조영함의 바로 왼편을 통과했다.
통상 초계기와 같은 항공기가 이 정도 거리에서 저공비행을 할 경우 승조원들은 함상에서 진동과 소음을 느낄 수 있다는 게 군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특히 P-3 초계기와 같이 대함전 임무를 담당하는 항공기가 근접해서 위협할 경우 함정에서는 상당한 공포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우리 측은 지난달 20일 일본 P-1 초계기의 저공위협비행 이후 꾸준히 일본 측의 저공비행 문제를 지적하고 이에 대해 일본 측의 사과를 요구해왔지만, 일본은 저공비행이 아니라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위협을 느낀 우리 대조영함은 이날 작전 매뉴얼에 따라 일본 P-3C초계기를 향해 “귀국은 우리 쪽으로 접근하고 있다. 경로를 이탈하라”, “더 이상 접근하면 자위권적인 조치를 취하겠다” 등의 내용을 20여차례 통신했다. 그러나 초계기는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았다. 아울러 우리 해군작전사령부도 직통망으로 저공위협비행에 대해 항의 통신을 했지만, 일본은 “국제법적인 비행을 했다”는 수준에서 답변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측이 다시 한번 “상호 식별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리 900m 이내, 고도 200ft로 근접비행한 것은 우리 함정안전에 위협을 느낄 수 있는 비행”이라고 항의하자, 일본은 아예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군 관계자는 전했다.
대조영함은 적대행위로 오인될 수 있는 추적레이더를 쏘지 않고, 함정에서 초계기의 저공비행을 광학 카메라와 비디오 카메라 등으로 촬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번 비행은 지난달 20일 최초 문제가 됐던 일본 P-1 초계기의 저공위협비행 패턴과도 유사한 측면을 보인다.
당시 일본 초계기의 비행 패턴을 분석해보면 초계기는 우리 함선 쪽으로 향하는 위협 비행을 한 후, 함미 쪽을 통과해 선회해서 함선 오른쪽을 불과 500m만 이격한 채 지나간다.
군의 한 관계자는 “이 같은 비행 패턴은 악의적이고, 명백한 도발행위”라고 밝혔다.
다만 우리 측은 지난 18일 오전과 22일 오후에도 발생한 초계기의 저공위협비행에 대해서는 항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18일 당시 일본 P-1 초계기는 우리 구축함 율곡이이함에서 불과 1.8㎞ 거리에서 60~70m 고도로 저공위협비행했다. 22일에는 P-3 초계기가 3.6㎞ 거리 비행을 했으며 이 당시 고도는 30~40m에 불과했다.
군 관계자는 이에 대해 “18일과 22일은 거리도 이격됐고 비행패턴에서 의도성을 확인하기 애매모호했다”면서도 “우리 함정을 자세히 보기 위한 정찰행위”라고 지적했다.
군의 한 관계자는 “일본이 세 차례 위협비행을 통해 비슷한 상황을 만들어서 우리 함정이 추적레이더로 대응하도록 의도한 것으로 보인다”며 “일본 측의 논리를 합리화시킬 레이더 데이터가 필요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우리 국방부의 발표에 대해 일본 방위성 측은 즉각 사실을 부인했다.
일본 NHK는 일본 방위성의 한 간부가 “(해상)자위대 초계기가 통상적인 경계 감시 활동을 실시하고 있었다는 보고는 받았다”면서도 이같이 근접비행에 대해서는 부정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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