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께 청와대 접견실에서 조 후보자에 대한 임명장 수여식을 가졌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춘추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밝혔다.
김 대변인은 ‘2월 임시국회 보이콧 이야기가 나오면서 야당이 강력히 반발하는데 향후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 “지금 산적해 있는 과제들에 대해 야당에게 현안을 설명하고 협조를 계속 구하겠다”고 밝혔다.
또 “여야정 국정상설 협의체도 (예정) 돼 있으니, 여러 계기에 말씀드릴 것”이라며 “약속된 것이니 (여야정국정상설협의체는) 열릴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문회 불발의 결정적인 이유로 조 선관위원의 ‘정치적 중립성’이 부각된 데 대한 청와대 입장을 묻는 질문에 “해명할 기회가 청문회고 그 청문회가 열릴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청와대는 충분히 줬다. 그러나 그 청문회를 열지 않은 것은 야당의 결정이었다”며 책임의 공을 야당에 넘겼다.
김 대변인은 앞서 임명 소식을 밝히는 서면 브리핑을 통해 “지난달 21일 국회에 제출하였으나, 국회는 인사청문 기간이 지나도 인사청문회를 개최하지 않았다”며 “또 대통령이 최장 10일의 기일을 정하여 인사청문보고서 재송부 요청까지 하였으나 국회는 법정시한인 19일이 경과하였음에도 인사청문보고서 채택은 물론 청문회조차도 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모든 절차가 완료된 후에도 국회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마지막까지 국회의 합의를 기다렸으나 이 또한 무산되어 안타까워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절차를 준수하고 헌법기관인 선거관리위원회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조 후보자를 임명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조 후보자가 이날 임명되면 국회 인사청문보고서 없이 임명된 8번째 장관급 인사로 기록된다. 또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국회 청문회 없이 임명된다.
앞서 문 대통령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조명래 환경부 장관 등 7명을 임명 강행했다.
당초 문 대통령은 청문보고서 재송부 기간 만료 시한인 20일 임명을 실행하려고 했으나 국회 논의를 존중해 두 차례 연기했다.
20일 강기정 정무수석으로터 국회 상황을 보고받은 뒤 “법적 시한은 지났으나 여야가 의견을 나눠본다고 하니 논의 결과를 존중하자”고 문 대통령은 말했다고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전했다.
21일 국회에서 또 한차례 유보 결정을 내려 달라고 요청해왔고 문 대통령은 임명을 당분간 보류키로 했다.
22일 여야는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 개최를 두고 머리를 맞댔지만 증인채택을 놓고 이견이 여전해 최종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에 강 수석은 23일 야당 원내대표들에게 전화를 걸어 임명 절차를 진행할 것을 예고한 뒤 24일 문 대통령에게 상황을 보고했다고 한다.
이번 임명 강행으로 2월 임시국회 정국 경색이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2월 임시국회 일정 거부를 선언했다. 나 원내대표는 “모든 국회 의사일정을 거부하고 저희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의지 표명을 할 것”이라고 선포했다.
바른미래당도 즉각 논평을 내고 “협치를 정면으로 내팽개치는 처사이자 헌법 파괴 폭주 행위”라고 강력 비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13일 대통령 임명의 몫으로 조 위원 후보자를 선거관리위원으로 내정했다. 장관급 인사인 선관위원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한다. 대통령 임명 3명, 국회 선출 3명, 대법원장 지명 3명 등 총 9명으로 구성되고, 임기는 6년이다.
그러나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반대로 지난 9일 조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 개최는 불발됐다. 대선 캠프 당시 민주당이 발행한 ‘제19대 대통령선거 백서’에 조 후보자가 공명선거특보로 등장하는 점을 들어 야권이 정치적 중립성을 문제삼았기 때문이다.
이후 문 대통령은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19일까지 송부해달라고 재요청했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청문보고서 재송부 기간 만료 기간인 20일 이후부터 임명을 강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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