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은 통전부 산하 아시아태평양평화위 부위원장
통일부 “김혁철, 외무성 국장 추정…북미국은 아냐”
스티브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새로운 북미 협상 카운터파트가 누구인지를 놓고 관측이 엇갈리는 가운데 통일부는 25일 “당사국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사항”이라며 논평을 자제했다.
다만 가능성이 제기되는 두 사람 중 박철은 해외동포원호위원회(해동위), 김혁철은 외무성 소속이라고 밝혔다.
이유진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서울 종로구 정부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새로운 파트너가 지정됐다’고 언급한 바 있다. 미국에서 개최된 북미고위급회담, 그리고 스웨덴 국제회의에서 상호간 생산적인 협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카운터파트) 관련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철은 트럼프 대통령 면담 때 백악관이 ‘노동당 부위원장 겸 아태 위원장’이라고 소개한 김영철의 바로 옆, 비건 대표와 대칭되는 자리에 앉은 점 등 때문에 유력하게 카운터파트로 거론된다. 김혁철은 조금 떨어진 말석에 앉았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박철은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아태) 부위원장이다. 이에 김영철 아태 위원장, 김성혜 아태 실장, 박철 아태 부위원장 등 ‘아태 라인’이 협상 전면에 나선 게 아니냔 관측이 나왔다.
아태는 1994년 북한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미수교 국가들과의 교류를 확대하기 위해 통일전선부 산하에 설치한 노동당 외곽조직인데, 남측에는 현대의 대북 사업을 중개한 조직으로 잘 알려져 있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 담당국장이 트럼프 대통령 면담 사진을 트위터에 올릴 때 김영철을 ‘노동당 부위원장 겸 아태 위원장’으로 소개한 것은 이런 관측에 무게를 싣는다. 그는 통일전선부 부장이란 타이틀은 쓰지 않았다.
이유진 부대변인은 박철에 대해 “해외동포원호위원회 소속으로 알려져 있다”며 “2010년부터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동포담당 참사를 역임했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박철이 2011년 북한 태권도 시범단의 미국 동부 순회공연, 2011년 10월 리종혁 아태 부위원장의 미국 내 민간외교 세미나 참석 동행, 2015년 위민크로스 DMZ 행사 지원 등을 담당했으며 2016년 3월까지 유엔에 주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박철은 지난해 6월 북미정상회담 때 모습이 포착됐고 지난해 7월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평양 만남 때는 회담에 배석한 바 있다.
반면 김혁철이 비건의 새 카운터파트라는 관측도 있다. 김영철 부위원장이 23일 노동당 청사 집무실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방미 결과를 보고할 때는 박철보다 김혁철이 김 위원장 가까이에 앉았다.
한 외교 소식통은 새 카운터파트에 대해 “과거 군축 업무를 담당한 경력, 공관장 경력이 있는 건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혁철은 제네바 주재 북한대표부에서 군축업무를 담당한 경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대변인은 김혁철에 대해 “에티오피아 대사, 그리고 주아프리카연합 북한대표부 상임대표, 수단 대사, 스페인 대사 등을 역임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2017년 9월 북한의 핵 개발과 미사일 도발로 스페인에서 추방된 이후 어떤 직책을 맡고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일단 통일부는 김혁철이 외무성 국장이되, 북아메리카국 국장은 아닌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해 11월 ‘권정근 외무성 미국 연구소 소장’ 명의 논평을 발표했는데 통상 북아메리카 국장이 미국 연구소장을 겸임하기 때문이다.
북아메리카국의 전임 국장(~2018년 2월)은 최선희 현 외무성 부상이었다. 북아메리카국장 대행으로 알려진 최강일 북아메리카국 부국장 겸 미국연구소 부소장은 김영철 부위원장의 방미를 수행했지만 트럼프 대통령 면담 때는 배석하지 않았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는 24일(현지시간) 미국 국무부에 새 카운터파트가 누구냐고 묻자 폼페이오 장관의 기존 언급 외에 추가할 것이 없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