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산하 공예진흥원 사무처장에 孫과 친분 두터운 50대 전시기획자
진흥원, 내부 반발에도 결국 임명… 孫측 “도종환 장관이 추천 부탁”
무소속 손혜원 의원이 자신이 속했던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피감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인사에도 관여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손 의원 측은 “문체부가 먼저 추천을 요청했다”고 해명했으나 진흥원 안팎에선 “관련 경력이 전무해 부적절한 인사였다”고 입을 모았다.
27일 문체부와 진흥원에 따르면 손 의원은 2017년 하반기 친분이 두터운 조모 씨(51)를 진흥원 사무처장로 추천했다. 진흥원은 2018년 1월 1일 조 씨를 정식 임명했고 현재 업무를 맡고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손 의원 측이 조 씨를 진흥원에 임명하라는 요구를 해와 실무진이 힘들어했다”고 말했다.
당시 진흥원도 사무처장 인사에 난색을 표했다. 사무처장은 진흥원 예산 및 인사, 기획·조정 업무를 총괄하는 요직. 이 때문에 행정 경험이 풍부한 인물들이 주로 맡아 왔는데 조 씨는 전시기획자로 이런 분야 경력이 전무하다. 진흥원 관계자는 “사무처장은 원장 다음 핵심 보직인데 조 씨가 거론돼 내부 반발이 상당했다”며 “고위급들도 ‘우리가 무슨 힘이 있느냐’고 토로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진흥원 사무처장은 문체부 장관의 승인을 거쳐 임명한다.
손 의원은 공개 석상에서 조 씨를 추천했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2017년 12월 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7 공예 트렌드 페어’ 개막식에서 손 의원은 도종환 문체부 장관에게 조 씨를 “사무처장으로 추천한 친구”라고 소개했다. 현장에 있던 한 공예계 인사는 “조 씨가 행정 경험이 전혀 없고 인사가 나기 전이라 매우 놀랐다”고 전했다.
조 씨는 2015년 청주 국제공예비엔날레에서 예술감독을 맡으며 손 의원과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엔날레에는 손 의원이 원장이던 한국나전칠기박물관이 작품 300여 점을 출품했다.
손 의원 측은 “도 장관이 취임 뒤 진흥원에서 일할 만한 인물을 추천해 달라고 먼저 부탁했다”며 “조 씨가 적임자라고 판단해 추천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도 장관 측은 “의례적으로 여러 기관에 전문가 추천을 요청한다. 손 의원에게만 인사 의뢰를 한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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