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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달라진 병역판정검사 직접 받아보니…“종합검진 수준”
뉴시스
업데이트
2019-01-29 10:01
2019년 1월 29일 10시 01분
입력
2019-01-29 10:00
2019년 1월 29일 1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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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는 국군이었거나 국군이거나 국군의 가족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내세운 지난해 국군의 날 ‘슬로건’이다. 70년 가까운 남북 분단 현실 속에서 병역(兵役)은 그만큼 우리 삶과 밀접하게 닿아있다.
지나온 세월만큼 병무 행정 역시 빠른 속도로 변모하고 있다. 우편과 이메일로 발송되던 병역의무부과 통지서가 올해부터는 카카오톡으로 발송되는가 하면, 홍채인식기가 쌍둥이의 신분 확인을 도울 예정이다.
또 지방병무청에는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 종합병원 못지않은 장비가 도입돼 있어 정밀진단을 통한 병역판정도 이뤄지고 있다.
병무청은 올해도 2000년도(19세)에 출생한 사람과 병역판정검사 연기 사유가 해소된 사람 등 32만5000명을 대상으로 병역판정을 한다.
기자는 지난 28일 오전, 새해 첫 병역판정 검사가 실시됐던 서울지방병무청을 찾았다. 아직 검사가 시작되기 전이지만 이른 아침부터 앳된 얼굴들이 삼삼오오 모이기 시작했다. 이제 갓 스물이 된 수검자들의 얼굴에는 긴장한 표정이 역력했다.
기자가 찾은 제2병역판정검사장에서는 병역판정 대상자 50여 명을 대상으로 검사가 진행됐다.
13년 전에 첫 징병검사를 받았던 기자의 기억 속 병역판정 검사장과 지금은 ‘하늘과 땅’ 차이였다.
본격적인 수검에 앞서 수검자들은 PC에 개인정보를 입력하고 ‘나라사랑 카드’를 발급 받았다. 기자도 테스트를 위해 사진을 찍고 임시카드를 지급받았다.
나라사랑 카드는 군 복무 중에는 급여계좌로 활용될 뿐만 아니라 검사장에서 태그를 통해 본인 인증에도 사용되고, 병역판정검사 결과(신체등급)까지 전자서식으로 저장해 여비 지급 계좌 등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카드 발급이 끝나자 PC를 이용한 질병상태문진표와 인성검사, 인지능력검사 작성이 시작됐다.
과거 종이 문진표에 건강상태를 체크하고, OMR카드에 인성검사를 풀던 시절보다 문항 수는 늘었지만, 작성과 검사 시간은 오히려 줄었다.
수검자들은 질병상태와 관련해 61문항, 인성검사 271문항(1부 106문항, 2부 165문항), 인지능력검사(공간지각력, 수열추리력, 도형추리력, 어휘력) 58문항을 풀었다.
인성검사에서 특별히 정밀 진단을 한 인원은 없었지만, 별도 확인이 필요할 경우 일 대 일로 상담을 진행할 임상심리사도 대기하고 있었다.
◇종합병원 수준…원심분리기에서 1시간이면 결과 나와
본격적인 병역판정 검사가 시작됐다. 먼저 탈의실에 가서 반소매와 반바지, 슬리퍼로 갈아입었다. 옷장도 열쇠가 아닌 디지털 번호키로 바뀌어서 수검자가 번호를 직접 입력해 옷과 신발 등을 보관할 수 있게 돼 있었다.
오래 전 병역판정 검사장에 갈 때는 ‘다른 사람과 바뀔 수 있으니 좋은 신발은 신고 가지 말라’고 했던 어느 선배의 당부가 이제는 옛이야기가 됐구나 싶었다.
방사선 촬영과 임상병리, 혈압측정 등이 실시되는 2층 검사장은 수은주가 영하를 가리켰던 이날 반소매와 반바지를 입은 수검자들을 위해 실내온도를 29도 정도로 유지했다. 시설 역시 여느 종합병원 못지 않게 꾸려져 있었다.
바닥에 그려진 파란색 안내선을 따라 첫 번째 순서인 영상의학실로 이동해 지급받은 카드를 카드 리더기에 찍자 모니터에 얼굴과 인적사항 등이 바로 나왔다.
간단하게 신분확인을 마치고 엑스레이 촬영을 했다. 서울지방병무청에는 컴퓨터단층촬영(CT)이나 자기공명영상(MRI) 장비까지 갖추고 있어 디스크 등 정형외과나 신경외과 질환이 있을 경우 정밀진단도 가능했다.
바로 이어 임상병리실에서 소변과 혈액검사를 했다. 5개의 혈액샘플통을 받았다.
이곳에서는 수검자의 혈액샘플을 통해 에이즈, B형 간염, C형 간염, 백혈병, 혈우병, 간기능, 혈당, 콜레스테롤, 지방간 등 40여 가지의 검사를 바로 진행했다. 잠복결핵의 경우 별도의 검사를 한다.
수검자들의 소변 샘플이 들어간 원심분리기도 쉴 새 없이 돌아갔다. 여기에서 나온 침전물을 현미경으로 조사해 당뇨, 단백뇨, 혈뇨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병무청 관계자는 “대부분 결과는 1시간 정도면 나온다”며 “잠복결핵의 경우 48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종합병원에서 종합 건강검진을 받아도 1~2주가 소요되는 것을 생각하면 수준이나 속도면에서 전혀 뒤떨어지지 않아 보였다.
이와 함께 혈압측정도 진행됐다. 앞서 측정을 한 수검자 중 혈압이 높게 나온 몇몇은 다시 측정하기 위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혈압측정 기계에 팔을 집어넣자 결과가 바로 PC로 전송되고 혈압판정이 나왔다. 혈압이 높을 경우 여러 차례 실시해 정확도를 높였다.
◇나는 몇 급?…여전히 떨리는 병역판정 순간
마지막 과목별 신체검사와 병역판정 순간이 다가왔다. 잠시 기다리는 동안 인성검사를 다 끝마치지 못한 수검자들은 PC에 다시 접속해 남은 문항을 마저 풀기도 했다.
신체검사장에 들어가 신장과 체중, 시력을 측정하고 기본검사를 한 결과가 반영된 기록지를 받았다. 문진표를 작성한 것과 영상의학, 임상병리, 혈압측정 결과 등을 근거로 신체검사 이동 순서가 적힌 종이가 출력됐다.
기자는 안과·정형외과·신경외과·내과 등에서 과목별로 검사를 받으라는 안내를 받았다. 각 번호가 적힌 부스로 이동해서 전문의인 병역판정검사 전담의사와 상담을 하고 세부적인 사안에 대해 안내받았다.
크게 문제가 되는 곳이 있나 걱정했지만, 과거 병력과 현장 검사 등을 통해 추가로 검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소견을 듣고 수석의사가 최종적으로 추가 검사가 필요한 부분을 또다시 확인했다.
이어 병역판정이 나오기 전에도 보좌관을 통해 최종적으로 병역과 관련해 의견을 소명할 기회도 주어졌고, 추가적인 질의도 가능했다. 여러 차례 건강에 대한 소견을 듣고 드디어 병역판정관 앞에 앉았다.
병역판정관은 다시 전반적인 과목 병명 등에 대해 설명하고 각각 이상이 있는 병명에 대한 급수를 안내했다. 이윽고 모니터에 “현역대상”이라고 나왔다. 생애 두 번째 받는 현역판정에 엷은 미소가 나왔다.
총 3시간 정도 소요되는 병역판정이 끝나고 곧 바로 신체검사 결과 통보서를 받았다. 통보서에는 신장, 체중, 시력 등 기본적인 신체검사 결과뿐만 아니라 각 과목별 소견과 1시간 전에 채취한 혈액, 소변 검사 결과까지 모두 수치로 확인이 가능했다.
이날 검사장에서는 새해 첫 현역입영 대상자를 위한 작은 행사가 열렸다. 서울지방병무청 제1병역판정검사장에는 기찬수 병무청장이 직접 방문해 새해 첫 번째 현역입영대상자에게 꽃다발을 안겨줬다.
제2병역판정검사장에서도 첫 번째 현역입영대상자에게 꽃다발 수여식이 진행됐다. 이날 제2검사장에 가장 먼저 도착해 첫 번째 현역입영대상자가 된 김종현(19·서울 마포구)씨는 “종합병원이랑 비슷한 수준의 검사였다”며 “결과에 신뢰가 간다”고 말했다.
공승민(19·경기 군포시)는 “검사가 생각보다 빨리 끝나 좋았다”며 “컴퓨터나 기계로 해서 그런 것 같다”고 밝혔다. 박주운(19·서울 서대문구)도 “검사가 빨리 끝나서 좋았다”면서도 “다만 지금보다 더 꼼꼼하게 체크해줬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남겼다.
◇‘급수 매기기’가 아닌 ‘생애 첫 건강검진’으로 거듭나
병무청은 병역판정검사를 단순히 군복무 판단이 아닌 종합 건강검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발전은 병무행정뿐만 아니라 국민건강 증진 차원에서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병무청은 매년 공공데이터 포털에 병역 처분 현황 등을 공개하고 있다. 청년들의 병역판정 데이터는 현재 의료계에서도 연구자료 등으로 다각도로 활용을 하고 있다.
또 병무청은 지난해 병역판정 데이터와 관련된 정책용역을 실시했다. 향후 청년들의 건강 데이터를 기반으로 국가정책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찬수 병무청장은 “병역판정검사는 군복무 가능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신체등급을 판정하는 것 이외에도 19세 청년이 생애 첫 종합건강검진을 할 수 있는 개념으로 발전했다”며 “병역판정검사가 강한 안보와 청년들의 건강 증진에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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