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벤처나 3D·인공지능에 많이 투자해야”
전날 별세한 ‘위안부 피해’ 이모·김복동 할머니 애도 뜻도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29일 유기견들의 모험기를 다룬 애니메이션 ‘언더독’(Underdog)을 관람하고 “남편이 대통령을 하다 보니까 국민의 세금을 쓴 작품을 많이 보셨으면 하는 큰 소망을 가져본다”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자아냈다.
김 여사는 이날 오후 서울 성북구 아리랑시네센터 2관에서 도종환 문화체육부장관, 김영준 콘텐츠진흥원장, 오석근 영화진흥위원회 위원장, 주진숙 영상자료원 원장, 오성윤·이춘백 영화감독, 계원예술대·한성대·서울디지텍고 게임·애니메이션 전공생들과 영화를 본 뒤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언더독’은 한국 애니메이션 최고 흥행을 기록한 ‘마당을 나온 암탉’의 오성윤 감독 차기작이다. 앞서 청와대 관계자는 “‘생명존중의 의미’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여사가 해당 영화를 관람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배경을 전한 바 있다.
최근 동물보호센터 ‘케어’의 유기견 안락사 논란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입양한 개 ‘토리’도 케어가 구조했던 유기견이다. 언더독은 ‘사회적 약자’라는 의미도 갖고 있다.
먼저 공동감독을 맡은 이춘백 감독은 “오늘 이 자리가 정말 특별한 자리라고 느껴진다”며 “저희들이 제목 그대로 국내 영화계에서 언더독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픽사나 디즈니의 2000억, 1000억씩 든 작품과 경쟁해야 하고, 실사 영화와 경쟁해야 하는 위치이다 보니까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주목을 많이 못 하시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털어놨다.
김 여사는 뒤이어 “이 애니메이션 하나를 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분들이 밑작업을 하고 그림을 그리고 작품도 쓰고 음악도 하고 하는지 오늘 화면이 계속 나오는 것을 보고, 애니메이션이 정말 많은 분의 작업과 정성 속에서 태어난다는 것을 또 한 번 알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문화체육관광부와 콘텐츠진흥원, 중소벤처기업부도 그렇고 국가에서 많은 예산을 들여 밀었는데, 잘 돼야 할텐데”라고 언급했다.
또 아들 준용씨를 거론하며 “유치원 다니면서부터 애니메이션을 보고 싶어하고, 고3때 미술로 진로를 바꾸는 과정을 보면 굉장히 많은 한국 분들이 만화를 좋아하고 그것이 영화화되는 데 아주 충분한 수요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지브리 스튜디오나 디즈니사가 1600억 씩 투자하는데 우리는 겨우 돈 모아서, (언더독 더빙에 참여한 아이돌그룹 엑소 멤버인)도경수 팬들도 헌금 모아서 하고 했는데 (다 합쳐)겨우 40억 했다”면서 “국가에서 여러 군데 돈을 (모금)했어도 얼마 못해서 만든 것 보면 너무 훌륭한 것이고 그렇지 않느냐”고도 했다.
그러면서 “정부에서도 벤처 투자나 젊은이 투자, 3D, 인공지능(AI)에 대해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여사는 “문체부 장관이 구정을 맞아 (언더독을)국민이 함께 많이 봤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고, 저는 감독 작품도 사랑하고 해서 왔다”면서 “외국 애니메이션도 좋지만 우리 것을 더 볼 수 있는 기회를 저도 적극 홍보하겠다”고 마무리했다.
이밖에도 조의를 표명하기 위해 이날 검정색 옷을 갖춰 입은 김 여사는 “(일본군)‘위안부’ 피해 당사자로서 피해자로 머물지 않고 끝까지 정의와 진실을 찾는 용기를 보여주신 김복동, 이모 할머니의 영면을 마음 깊이 애도한다”며 전날(28일) 별세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애도의 뜻을 전했다. 상영 직전에는 단체로 묵념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한편 올해 들어 김 여사의 별도 행사는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김 여사는 한국불교지도자 신년하례법회(18일), 치매파트너 활동(23일) 일정을 소화했다.
김 여사는 최근 성폭력 피해사실을 알린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씨에게 위로 편지와 함께 머플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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