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황교안 추대하는 식으로 가면 전당대회 보이콧”

  • 뉴시스
  • 입력 2019년 1월 31일 20시 56분


자유한국당 당권 출마를 선언한 홍준표 전 대표는 또 다른 유력 후보인 황교안 전 국무총리를 ‘뜬구름’이라 지칭했다. “당원 자격을 인정하는 것부터 문제가 됐던 사람이 당 대표가 되는 건 말도 안 된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홍 전 대표는 31일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황 전 총리가 당 대표가 돼 버리면 이 당은 탄핵 프레임으로 내년 선거를 치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길 수 있다고 보는가”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인터뷰는 종로구 프리덤 코리아 사무실에서 진행됐다. 홍 전 대표 사무실 한쪽 벽은 사자성어 ‘盡忠報國’(진충보국·충성을 다해 나라의 은혜에 보답한다)이 담긴 큰 액자가 차지했고, 또 다른 쪽에는 붉은색 넥타이 다수가 걸렸다. 홍 전 대표는 질문들에 특유의 거침 없는 대답을 이어갔다.

홍 전 대표는 “황 전 총리를 반대하는 게 아니라 당에 들어오면 수렁에 빠지는 프레임이 된다”라며 “당 대표를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황 전 대표가 들어오게 되면 ‘도로 탄핵당’, ‘도로 병역비리당’이 된다. 아마 수비하기에만 전전긍긍하게 될 것”이라며 “민주당에서 유행하는 말이 ‘황나땡’, 황교안이 나와줘서 땡큐라고 하지 않느냐. 그러고는 공격을 하지 않는다. 대표가 되도록 기다리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또 “책임 당원 시비가 있었을 때 ‘규정은 바꾸면 된다’라고 했는데, 박근혜 대통령 교도소 의자와 책상을 넣어 줄 때는 규정이 없어서 못 넣어준다고 그러지 않았느냐”라며 “권한 대행할 때는 왜 규정을 바꿔서라도 못 넣어준 건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책상을 넣어준 것은 문재인 정부의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다. 그런 게 말이 안 된다”라며 “여러 사람에게 확인했고, 전원책 변호사가 이미 방송에서 이야기하기도 했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탄핵을 저지하기를 했는가, 탄핵 이후 박 전 대통령을 보살피기라도 했나. 아무것도 안 했다”라며 “권한대행 시계를 만드는 등 대통령 놀이만 즐겼다”라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병역 문제는 불법과 합법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감정의 문제라고 진단했다. 황 전 총리가 당 대표가 될 경우 이 문제가 당사자뿐만 아니라 당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내다봤다. 황 전 총리는 만성 담마진으로 병역 면제 판정을 받았다.

그는 “병역 문제는 합법의 문제가 아니고 국민감정의 문제”라며 “이회창 총재의 두 아들이 불법적으로 병역 면제를 받았다는 증거가 없었는데 두 번이나 대선에 실패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본인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황 전 총리가) 당 대표가 되면 전 당이 나서서 방어를 해야 된다”라며 “대여 공격을 해야 할 처지에 당이 나서서 수비하는 형태로 당을 끌고 가면 수렁에 빠지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황 전 총리가 법무부 장관에 오르기 전인 2013년 이 같은 이유로 반대의 뜻을 밝힌 바 있다고 했다.

홍 전 대표는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가 아들 병역문제로 사퇴했다. 황 전 총리 문제도 그때 터진 것”이라며 “지금에서야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박근혜 정부 출범 후에 조언을 구했을 때 반대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불법을 밝힐 방법이 없었던 것을 합법이라고 말하면 안 된다”라며 “국민감정까지 다 (병역 면제를) 받아들인 것은 아니다”라고도 강조했다.

황 전 총리의 높은 지지율은 “(국민들이) 기존 정치를 싫어하기 때문이다. 여의도가 싫다는 거지 실체는 없다”라며 “당 대표 경선 과정에서 실체가 드러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당 대회를 앞두고 당내 지지율이 상승하고 국민적 관심을 받는 현 상황은 반겼다. “나는 어느 선거라도 승산을 보고 선거를 하지 않는다. 그러나 붙으면 이긴다”라며 자신감도 드러냈다.

홍 전 대표는 “전당 대회는 국회의원 선거가 아니고 당원, 대의원 선거”라며 “전당대회를 세 번 치렀는데 국회의원들에게 얹혀서 전당대회를 치른 건 단 한 번도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세 번째까지는 단 한 번도 전국 조직과 전당 대회를 해 본 적이 없다”라며 “이번에는 전국 조직을 가동했다. 공중전은 내가 하고 지상전은 17개 광역단체에서 조직들이 움직인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당 대표를 두 번 했는데 ‘홍준표 마니아’가 없겠는가. 그래서 황 전 총리를 뜬구름이라고 하는 거다”라고 겨냥하기도 했다.

내년 총선 공천과 관련해서는 “계파를 불문하고 선거는 이기는 게 최종 목적인 만큼 이기는 공천을 해야 한다”라며 “기존 의원들 문제도 이길 수 있는 사람이라면 친박이라도 공천을 줘야 한다”라고 밝혔다.

다만, 당 선관위가 TV 토론을 두 차례만 열기로 한 데 대해서는 보이콧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유불리를 떠나서 지금 세 사람이 나오면서 당 지지율이 올라갔다. 탄핵 이후 우리 당이 이렇게 국민적 관심을 받은 일이 있는가. 얼마나 좋은 환경인가”라며 “누가 되든 간에 흥행이 되게 본선 선수끼리 TV토론을 4~5차례하고 활발하게 투표해야 한다”라고 역설했다.

이어 “그런데 가만히 보니까 본선 토론은 선거하는 날 하게 돼 있다. 이런 법이 어디 있는가”라며 “토론은 형식으로 하고 깜깜이로 넘어가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만약 선관위에서 관례에 어긋나게 후보 대리인과 룰 미팅을 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한다면 전당 대회가 파행할 것”이라며 “일부 유력 후보가 참여하지 않는 전당 대회는 정통성의 문제가 생긴다”라고 경고했다.

TV 토론 확대 등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실제 보이콧을 염두에 두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보이콧 할 수도 있다. 거기 들어가는 건 바보”라며 “추대하는데 들러리 서라고 하는 것이 전당 대회인가. 안 하는 게 맞다”라고 단언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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