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평양 담판 통해 ‘디테일의 싸움’ 벌인다

  • 뉴시스
  • 입력 2019년 2월 5일 17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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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미국이 6일 평양에서 실무협상을 갖기로 하면서 2차 정상회담에서 다룰 주요 의제 등이 구체화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이번 실무협상은 북한의 심장부인 평양에서 진행되고, 2차 정상회담 장소와 일정이 발표될 시기에 즈음해 열리기 때문에 기대감이 남다르다.

미 국무부는 5일(한국시간) 성명을 통해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북측 카운터파트인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와의 실무협상을 위해 6일 평양에 방문한다”고 밝혔다.

비건 특별대표는 김 전 대사와 만나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북미 정상 간에 합의한 약속을 보다 진전시키는데 협상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미 국무부는 북미 정상이 싱가포르에서 완전한 비핵화와 북미 관계 전환,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구축 등을 약속했다고 전하며, 비건 특별대표가 이에 대한 추가 진전을 이뤄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북미는 2차 정상회담을 위해 지난달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미국을 찾았고, 이어 스웨덴으로 옮겨 남북미 3자간 협상을 통해 2차 정상회담 추진과 관련한 양측의 접점을 찾는 과정을 거쳤다.

이후 북미는 정상회담 장소와 일정, 의제를 조율하기 위해 지속적인 물밑 협상을 펼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비건 특별대표와 김 전 대사의 만남은 세부적인 의제를 보다 구체화하는 ‘디테일의 싸움’이 될 것이란 예상이다.

당초 실무협상 장소로 판문점이 유력하게 거론됐다가 평양에서 진행하기로 한 것도 이러한 추측에 무게를 더한다.

실무협상 장소가 평양으로 정해진 것은 미측이 북측의 제안을 전격적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비건 특별대표 입장에서는 미국 공관이 없는 평양에서 북측과 마주한다는 것이 부담일 수 있으나 그 만큼 이번 협상에 전향적인 기조를 유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더욱이 미국은 정상회담과 관련해 내부적인 조율을 사실상 마쳤고, 미측의 제안을 북측이 받아들일 것이냐에 대한 결정만 남은 것 아니냐는 추측도 가능하다.

미 현지시간으로 5일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연설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 장소와 일정이 발표될 가능성이 농후한 상황에서 평양은 북한 최고 지도부와의 소통이 용이해 즉각적은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정연설에 이번 실무협상 결과가 반영되기란 사실상 힘들어보이지만 평양에서의 북미간 조율은 충분히 화제가 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비건 특별대표가) 평양에 들어갔다는 것은 북한 입장에서 직보(직접 상부에 보고)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게 가장 중요하다”며 “(이견이 있는 부분에 대해서) 그때그때 그 자리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큰 틀에서 합의문 초안을 상당히 완성하기 위해서는 평양에 가서 하는 것이 훨씬 더 좋은 의미가 아니겠냐”며 “북한 입장에서 놓고 보면 결국 비건을 불러들이는 것이니 모양새도 나쁘지 않고,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2차 정상회담은 북미간 비핵화 협상이 핵심인 가운데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과연 미국이 어떠한 당근책을 내놓을지에 대한 조율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북한은 지난해 첫 북미 정상회담 이후 영변 핵 시설과 동창리 미사일 시설 폐기 등의 직접적인 행동을 보여왔지만 미국의 대북 제재 완화 움직임은 여전히 부동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비건 특별대표의 평양 방문은 긍정적인 기대감을 고조시키면서도 북한이 정상회담 합의문을 최종 조율하는 과정에서 돌발적인 의제를 던진다면 양측간 기싸움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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