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창당 1주년 앞두고 당 방향성 둘러싼 갈등 표출
김동철 “민평당과 통합해야”…유승민 “보수로 승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등 당지도부가 8일 오후 경기 양평의 한 호텔에서 열린 2019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19.2.8/뉴스1 © News1
창당 1주년을 앞둔 바른미래당이 당 정체성을 ‘개혁 중도 보수’로 명확하게 규정한 바른정당 출신의 유승민 전 대표와 정체성에 구애받지 않고 세를 불려야 한다는 국민의당 출신들의 주장이 맞서면서 분당 움직임이 본격화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8일 경기도 양평에서 연찬회를 개최하고 당의 현안과 향후 진로에 대한 진솔한 의견 교환 시간을 가졌다. 유 전 대표가 7개월만에 당 공식 활동에 참석했다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됐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의원들이 통합 이후 가졌던 고민에 대해 의견을 정리해서 입장을 밝혔다며 “정체된 당 지지율을 올리고 어디에 중점을 두고 지지층을 확보하는 노력을 해야 하는지, 또한 내년 총선 승리 전략에 대한 생각을 솔직하게 얘기했다”고 말했다.
역시나 이 과정에서 당 정체성에 대한 노선 갈등이 여실히 드러냈다.
바른미래당 중 호남권에 기반을 두고 있는 박주선, 김동철 의원은 민주평화당과의 통합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들은 당의 이념적 정체성 보다는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 세력을 아우르는 민생 실용 위주의 정당으로 나아가야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이 중 김동철 의원은 당 존재감의 약점을 민주평화당과의 합당을 통해 극복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당의 몸집을, 세를 키워야 된다”며 “민주평화당과의 통합은 아마 우리가 가야될 길의 극히 초보적인 단계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들은 진보, 중도, 보수 등과 같은 이념에 관심이 없다며 “창당 1년이 된 정당에서 이념 논쟁을 하는 것은 부질 없다”고 덧붙였다.
박주선 의원도 민주평화당 의원들은 과거 국민의당 동지기 때문에 뿌리가 같다고 언급하며 “당대당 통합은 얘기한 적이 없고 당이 건전한 모습보여주기 위해서는 세력 확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밝혔다.
반면 바른정당 출신인 유 전 대표는 보수와 진보 간 분명히 선을 그으면서 당이 보다 선명한 ‘개혁적 중도 보수’ 노선을 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같은 노선이 당의 창당 정신에도 부합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날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토론에서 선명한 개혁보수 정당으로 가면 희망이 있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보수도 진보도 다 좋다는 정당에는 국민이 희망을 걸지 못할 것이라고도 했다.
수도권에서 중도로 승부할 것인지, 아니면 개혁보수로 승부를 볼 것인지 이 점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야한다며 친박과 비박 간 싸움에서 자유한국당을 대체하는 제대로 된 개혁보수로 승부하자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진보 진영을 껴안아야 한다는 일부 의원들의 주장에 ‘불가’ 방침을 내놓은 것이다.
유 전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민주평화당에 계신 분들이 거기에 동의하지 않는 한 그런 정치의 길을 걸어오지 않으신 분이기 때문에 (통합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가 경쟁해야 할 상대는 더불어민주당이나 정의당 보다는 낡고 썩은 보수에 머물러 있고 과거에 머물러 있는 한국당”이라며 “한국당 보다 더 경제와 안보를 챙기고 문재인 정권의 실정을 제대로 견제하는 강력한 개혁보수 야당이 되자고 주장했다”고 강조했다.
이같이 당 내 이견 좁히기가 사실상 불발된 상황에서 당 내 노선을 달리하는 진영의 탈당 등의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편 이날 연찬회는 해외 일정로 불참한 이혜훈, 신용현, 이동섭 의원을 제외한 22명의 의원들 비롯해 25명이 참석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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