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1일 당내 일부 의원들의 5·18 민주화 운동 비하 발언으로 파문이 일자 “지금이야말로 자기보다 당의 이익을 생각하고, 당 보다는 나라의 이익을 생각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지금 지지도가 좀 올라갔다고 해서 자만하고 긴장을 풀 게 아니라, 여전히 국민들의 일부라 하더라도, 국민의 반이라 하더라도 그 분들이 존중하는 가치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반응하는 자세를 가졌으면 좋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에서까지 참패당한 이후 우리 당은 해체 위기에 내몰려 있었다”며 “지지율은 한 자릿수로 추락했고 당은 소위 친박·비박으로 갈려서 끊임없이 싸웠다. 국민들의 조롱·멸시는 상상을 초월했고 그야말로 입 가진 사람 치고 우리 당을 욕하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고 일갈했다.
그는 “어려운 상태에서 비대위가 출범해 계파갈등 약화를 위해 최선을 다했고 인적쇄신 요구도 받들어서 지지율이 10% 초반에서 지금은 30%를 목전에 두고 있다”며 “그야말로 중환자실에 들어간 환자가 산소호흡기를 떼고 지금 일반 병실로 옮겨진 상태”라고 당의 현 상황을 비유했다.
이어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우리 스스로 경계심이 약화되고 국민정서에 반하는 발언이 나오기 시작했다”면서 “여러 어려운 시점에 당에 흠을 주는 행위는 안 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여야 4당이 5·18 민주화 운동을 비하한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 3명에 대한 중징계를 요구하는 것과 관련해선 “그건 우리 당내 문제”라며 “우리 당에서 처리하도록 우리당에서 고민하도록 놔달라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사견을 전제로 “기본적으로 (한국당은) 보수 정당 아닌가. 정당 안에 다양한 의견이 존재할 수 있는 게 보수 정당의 생명력”이라며 “기본적으로 당내에 있는 소수의 의견을 다양성의 일환으로 소화할 수 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김 위원장은 “5·18은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발전의 밑거름이 된 민주화 운동”이라면서도 “다만 현실적으로 당내 구성원 모두가 완벽히 하나의 생각을 갖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견해 차이를 이유로 징계하는 것이 과연 옳은지에 대해 의문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또 5·18 관련 단체의 국회 항의 방문 소식에 대해 “서로가 예의를 갖추면 공당의 비대위원장으로서 못 만날 이유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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