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요원 선발에 ‘서바이벌 공채’ 제도가 처음 도입된다. 인턴들을 공개 모집한 뒤 근무실적을 평가해 매달 탈락자를 추려낸 뒤 생존자만 채용하겠다는 것. 국가 최고 정보기관이 인턴 제도를 통해 직원을 뽑는 것은 해외에서도 거의 전례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1일 국정원에 따르면 ‘채용 연계형 인턴 공개 채용’ 접수가 15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한 달 동안 진행된다. 합격자는 6월부터 석 달간 인턴으로 일하는데 국정원은 매달 근무실적과 직무역량을 평가해 과락 기준 이하인 경우 “다음 달 계약 연장은 없다”며 바로 탈락시킬 예정이다. 3개월의 인턴 기간에서 최종적으로 살아남아도 마지막 종합심사까지 통과해야 내년 초 7급 특정직으로 임용된다.
인턴들은 △북한 △정보통신기술(ICT) △대테러방첩 △전략물자 등 분야에서 선발되며 기본적으로 주 5일, 일 8시간 근무에 월 180만 원을 받는다. 국정원은 인턴 채용 규모 및 최종 합격 인원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면서 “기존 신입 공채도 올해 시행한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서훈 원장의 인사 실험이 다시 시작됐다는 말도 나온다. 2017년 6월 1일 취임 당일 국내 정보담당관 제도(IO)를 전격 폐지하며 해외, 대북 역량 강화에 나선 데 이어 신입 채용 변화도 시도하겠다는 것. 인턴 채용은 1961년 중앙정보부(현 국정원) 창설 이후 68년 기관 역사상 처음이다. 국정원 관계자는 “우수 인재를 발굴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이 같은 제도 시행에 우려의 목소리도 내고 있다. 무엇보다 인턴 탈락자들을 통해 국정원 관련 정보가 밖으로 새나갈 수 있다. 게다가 국정원을 비롯한 정부 기관은 학력, 출생지 등을 가리고 능력 위주로 선발하는 ‘블라인드 채용’을 시행 중인데 인턴 기간에 응시자 추가 정보를 국정원이 파악하려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