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황교안·김진태는 이념형 지도자…우경화 막아야”

오세훈 전 서울시장. 사진=뉴시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전당대회 보이콧을 철회하면서 2·27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가 오 전 시장, 황교안 전 국무총리, 김진태 의원 간 3자 대결로 압축된 가운데, 오 전 시장은 나머지 두 후보에 대해 “이념형 지도자 유형“이라고 평가했다.

오 전 시장은 13일 MBC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당이라고 하는 것은 다양한 이념 지형을 다 아우를 수 있는 그런 포괄적인 이미지를 가지는 게 매우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오 전 시장은 “상대적으로 저와 (두 후보를) 비교한다면 아마 저에 대해서는 서울시장을 떠올리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들의 생활 속에 들어가서 일상생활 행정을 통해 그분들의 일상을 보듬고, 전체 인구의 절반 정도에 해당하는 수도권 경제가 어떻게 잘 돌아갈 수 있을지를 챙긴 그런 이미지가 있다”며 “저를 떠올리면 잘못된 정치 현장을 오세훈법을 통해 획기적으로 바꾼 개혁적 이미지, 이런 것들이 떠올리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황 전 총리와 김 의원에 대해서는 “특히 황교안 전 총리는 공안검사 출신이지 않나. 본인 스스로가 정치권에 들어오실 때 통합진보당 해산을 가장 큰 업적으로 내세우실 정도로 이념형 일을 해오신 분”이라며 “김진태 의원은 말할 것도 없다. 이른바 태극기 집회로 불리는 데서 늘 함께했던 그런 이미지가 강인하게 각인돼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저는) 이 두 분과 상대적으로 대비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이번 전당대회는 내년 총선을 관리할 책임자를 뽑는 대표 선거다. 이번에 당선되는 분의 브랜드 이미지가 그 당 이미지를 좌우한다”며 ”과연 중도층에 호소력 있게, 매력 있게 다가갈 수 있는 정당이 어느 정당이냐는 이 점을 생각해볼 때 이념형은 곤란하다”고 밝혔다.

오 전 시장은 “문재인 정부가 지나치게 무능하고, 적폐를 빙자해 정치보복을 계속하는 이것에 대해 굉장히 분노한 당원들이 있다”며 “이런 분들의 분노로 우경화 되는 현상이 보인다. 그런 것을 막고 생활정치를 보듬는 그런 당으로 만들고 싶다는 게 저의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또 오 전 시장은 앞서 전당대회 일정 연기를 요구하며 보이콧을 선언했던 후보 중 유일하게 보이콧을 철회하고 전당대회에 출마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한 분 한 분 찾아뵙고 ‘황 전 총리와 김 의원 간 경쟁만 남게 되면 당의 모양이 많이 망가질 것이고, 국민들 눈에 지나치게 우경화하는 모습으로 비칠 터인데, 제가 들어가서 그 균형을 잡아야 하지 않겠냐’ 이렇게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니까 다들 순순히 ‘그건 맞는 말씀인 것 같다’ 이렇게 다 동의를 해 주시더라”고 말했다.

불출마를 선언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정우택, 주호영, 심재철, 안상수 의원 등 5명 중 지지를 표해준 사람이 있었냐는 질문에는 “그동안 본인이 대표가 돼야 하는 이유를 설파하고 다녔는데, 하루 이틀 만에 다른 후보를 지지한다는 게 쉬운 문제는 아니다”라면서도 “그렇지만 간곡하게 호소를 드렸다. 고민해보겠다는 정도의 반응은 몇 분으로부터 얻었다”고 답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