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시장직을 던진 장수를 내치지 말아 달라.”(오세훈 전 서울시장)
“확실한 우파 정당을 만들어 문재인 정부와 확실하게 싸워나가겠다.”(김진태 의원)
18일 보수의 ‘심장부’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당 대표 후보자들이 “문재인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며 ‘21대 총선 선봉장’을 자처할 때마다 폭발하듯 함성이 쏟아졌다.
이 지역은 한국당 핵심 당원의 30%가 있는 중요 승부처이자 보수 성향이 가장 강한 지역. 이날 3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행사장에 4000명 가까운 당원이 몰려들었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인사말을 하던 도중 일부 당원이 5·18 폄훼 발언을 한 의원 징계에 항의하며 “내려 가”라고 소리를 질렀고, 김 위원장은 상기된 표정으로 “조용히 해주세요”라고 말해 1분간 인사말이 중단되기도 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부정선거를 획책하는 문재인 정권 이대로 둬서 되겠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황 전 총리는 “(문재인 정권에서) 귀족노조, 전교조, 주사파 세력들만 떵떵거리고 있다”며 “총선 압승과 정권 교체를 이끌 새 인물이 필요하다. 똘똘 뭉쳐 함께 싸우면 반드시 이길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오 전 시장은 “영남에서만 다 이기면 승리할 수 있느냐, 박근혜 전 대통령과 가깝다고 하면 국민들께서 표를 주시겠느냐”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얻었던 1300만 표를 이기려면 안철수와 유승민을 지지했던 920만 표를 가져와야 한다”며 ‘영남의 전략적 선택’을 강조했다. 오 전 시장이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 유영하 변호사가 하는 말 들으셨느냐”며 황 전 총리를 겨냥할 땐 장내가 고성이 오가며 소란스러워지기도 했다.
이른바 ‘태극기 부대’의 지지를 받고 있는 김 의원은 연설 내용이 들리지 않을 정도로 환호를 받았다. 김 의원은 “김진태를 외치고 있는 이것이 바로 당심이고 대한민국의 민심”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전당대회 TV토론을 거듭하면서 후보별 특징도 주목받고 있다. ‘정치 초년생’ 황 전 총리는 가급적 실수를 줄이기 위한 ‘모호성 전략’을 구사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는 5·18민주화운동 폄훼 논란에 대한 질문에 “논란을 만들거나 피해자들에게 상처 주는 말은 삼가야 한다”며 즉답을 피했고, 협력이익공유제 찬반 의견을 묻자 “합리적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며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오 전 시장은 정당정치의 생리에 맞는 노련한 답변을 잘하는 한편, 황 전 총리에게 부산 엘시티 허가와 아들의 병역 의혹을 제기하는 공세적 토론을 펼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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