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논란이 된 여성가족부의 ‘방송 프로그램 다양한 외모 재현을 위한 가이드라인’ 연구를 담당한 연구위원은 19일 하태경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의 비판을 두고 ‘무지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이수연 선임연구위원은 19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하태경 의원이 ‘왜 외모를 가지고 여가부 기준으로 단속하느냐’고 언급했는데, 국회의원으로서 너무 무지한 발언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위원은 한국의 외모지상주의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 현실을 외면하고 (가이드라인의)맥락도 다 무시하고 그 부분만 딱 잘라서 그런 이야기를 하다니 당황스럽다”며 “(이번 가이드라인은) 무심히 보고 지나갈 것도 제작할 때 한 번 더 확인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방송 제작을 규제할 의도도, 그럴 권한도 없다. 다만 가이드라인은 방송 제작자들의 의식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이라며 “외모를 바라보는 시각에 대해서, 자막을 하나 달더라도 달리 생각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만든 교육용 자료”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이 연구위원은 “가이드라인 내용을 놓고 ‘정부가 아이돌 그룹의 외모에 기준을 제시하고 규제한다’고 하는 건 말꼬리를 잡는 데 지나지 않다”며 “별로 합리적이지도 이성적이지도 않은 비판”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하태경 최고위원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재차 입장을 전했다. 그는 “진선미 장관, 알고 보니 전두환 전 대통령 같은 용기도 없는 물선미 장관이다. 장수라면 본인이 직접 나서야지 연구원 앞에 세워서 저를 비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의 본질은 국가가 개입해서 안 되는 부분에 여가부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미디어와 대중의 선호도를 좌지우지하려고 시도했다는 점에 있다. 독재 회귀 선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여가부는 지난 12일 ‘성평등한 방송 프로그램 제작 안내서(부록을 포함한 개정판)’를 공개했다.
논란이 된 부분은 안내서 부록에 실린 ‘방송 프로그램의 다양한 외모 재현을 위한 가이드라인’이었다. 가이드라인에는 ‘바람직한 외모 기준을 획일적으로 제시하지 않도록 한다’, ‘비슷한 외모의 출연자가 과도한 비율로 출연하지 않도록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하태경 최고위원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여가부 장관은 여자 전두환이냐. 음악방송에 마른 몸매, 하얀 피부, 예쁜 아이돌 동시 출연은 안된단다. 군사독재 시대 때 두발, 스커트 단속과 뭐가 다르냐. 왜 외모에 대해 여가부 기준으로 단속하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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