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방어권 위해 불구속 재판 필요” 보석 청구

재판 개입 및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71·사법연수원 2기·수감 중)이 법원에 불구속 재판을 요청했다.

양 전 대법원장 변호인단은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판사 박남천)에 양 전 대법원장의 보석 청구서를 제출했다. 양 전 대법원장이 구속 수감된 지 26일 만이다.

양 전 대법원장 측은 A4용지 10장 분량의 보석 청구서에서 “헌법상 보장된 방어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검사의 주장에 반박하기 위해 방대한 양의 기록을 검토하는 등 상당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법률적으로 보더라도 공소장에 기재된 행위를 범죄행위로 볼 수 있을지 매우 의문스러워 이에 대한 많은 공방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양 전 대법원장의 공소사실은 모두 47개로 공소장만 A4용지 296쪽에 달한다. 수사기록은 수십만 장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심 구속 기한인 7월 11일까지 재판을 끝내려다 보면 충분한 심리가 진행되기 어렵기 때문에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불구속 재판이 필요하다는 것이 양 전 대법원장 측 주장이다.

양 전 대법원장의 보석 여부는 재판 절차가 시작된 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법원은 양 전 대법원장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아직 잡지 않았다.

김예지 기자 yeji@donga.com